최근 코스닥 상장사들이 주가 안정화를 이유로 주식병합(액면병합)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가 기준가 대비 하락하면서 실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높아지는 ‘착시현상’에 속아 묻지마 투자에 나설 경우 자칫 손해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지공시를 보면 연초 이후 현재까지 액면병합을 공시한 기업은 세종텔레콤과 마이더스AI, 에스맥 등 3개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1개사였던 것과 비교해 보면 2개사가 늘어난 수치다.
또 마이더스AI는 지난 1월 13일 보통주 5주를 1주로, 에스맥은 1월 5일 보통주 5주를 1주로 액면병합 한다고 공시했다. 이들 3개 회사 모두 액면병합의 이유로 ‘적정 유통주식수 유지 및 주가 안정화’를 들었다.
문제는 주가 안정화를 목적으로 액면병합에 나선 기업들의 경우 주가가 대부분 기준가 대비 하락했다는 점이다. 액면병합에 나설 경우 회사 가치는 유지된 채 주식 가격만 상승하게 된다. 일종의 착시현상이다.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는 만큼 투자자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일례로 올해 1월 19일 액면합병 후 거래가 재개된 제넨바이오는 823원이던 주가가 주식병합으로 기준가가 4115원으로 형성된 바 있다. 하지만 8일 종가는 3200원으로 22.24%가 빠졌다.
지난해 액면병합 후 거래가 재개된 기업들 역시 대부분 주가가 하락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액면병합한 코스피 상장사는 우성과 미래산업 2곳이며 코스닥시장은 13곳이다. 거래정지된 애머릿지와 엑면병합 후 분할한 디와이디를 제외한 코스닥 시장 액면합병 11개사의 기준가 대비 현 주가 하락률은 -11.71%다. 에프에스엔과 ES큐브가 각각 73.86%, 3.75%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9개사가 하락했다.
하락률로 보면 장원테크가 -48.56%로 가장 부진했고, 디지털옵틱(-37.50%), 초록뱀컴퍼니(-33.85%), 제넨바이오(-22.24%), 앤디포스(-21.94%), 코아시아옵틱스(-20.00%), 덴티스(-16.70%), 큐브엔터테인먼트(-14.25%), 스카이이앤엠(-12.72%) 순이다. 가장 최근 거래가 재개된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올해 1월 4일 기준가 1만85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현 주가는 1만750원으로 0.92%가 빠진 상태다.
유가증권 상장사도 마찬가지다. 우성과 미래산업 역시 각각 -34.27%, -25.75%로 부진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액면병합에 나선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주가를 높게 보이기 위해서일 뿐 회사 경영성과와는 무관하다”며 “주가가 높게 형성됐다고 묻지마 투자에 나설 경우 낭패를 볼 수 있어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