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칵테일 리스크] 한치 앞도 모르는 유가·환율·금리 비상등 켜진 경제

2022-02-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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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간 긴장 등 국내외 변수

경상·재정수지 '쌍둥이 적자' 우려

물가·이자도 올라…서민들 부담

2월 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연초부터 유가·환율·금리 변동성이 커지며 우리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이 예상보다 일찍 긴축에 들어가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유가·환율은 물가를 자극하고, 급격한 금리 인상은 가계부채 부담을 늘린다. 나아가 민생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 기준인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지난 4일 싱가포르거래소에서 배럴당 90.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단기 저점을 기록한 지난해 12월 2일(69.13달러)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30% 넘게 뛴 것이다.

새해 들어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고, 아랍에미리트(UAE) 석유시설 드론 공격 등 지정학적 변수가 발생해서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서민경제 부담도 커졌다.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15.2원 오른 ℓ당 1667.6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인 1월 첫째 주 1622.4원과 비교하면 45.2원이나 오른 것이다.

환율 흐름도 심상치 않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7일 장중 1207.40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12월 9일 장중 저점인 1172.8원과 비교하면 34.6원이 뛰었다. 이달 4일(1197.0원)에는 다소 내려갔지만 여전히 120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고하면서 오르기 시작했다. 미국이 올 한해 5회에 걸쳐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 흐름에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발표가 더해지며 국채 금리도 뛰고 있다. 정부가 적자국채 발행을 통한 추경 계획을 발표한 지난달 14일 서울 채권시장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04%로 전 거래일보다 0.09%포인트 뛰었다. 이달 4일에는 2.194%로 재차 올랐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상승한다. 결국 가계부채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른바 '신 칵테일 리스크'로 여러 경제지표에서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1월 수입액이 수출액을 앞지르며 국내 무역수지는 48억9000만 달러 적자를 봤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3.6% 오르며 4개월 연속 3%대 상승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는 3.0% 뛰며 10년 만에 3%대로 올라섰다.

대내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수지 적자가 동시에 발생하는 '쌍둥이 적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수지 적자 기조가 지속되면 국내에서도 사실상 처음으로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할 여지가 높다"며 "1월 경상수지도 적자 전환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가시권에 진입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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