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메타는 2021년 4분기 순이익이 102억8500만 달러(약 12조4016억5000만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0년 기록한 112억1900만 달러와 비교해 8.3% 감소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늘어 금융정보제공업체 레피니티브 전망치 334억 달러를 웃도는 336억7100만달러로 나타났지만, 메타가 역점사업으로 두고 있는 증강·가상현실(AR·VR) 관련 사업 부문인 리얼리티랩스에서 손실이 커지며 순이익이 감소했다. 주당 순이익 역시 전망치 3.84달러를 밑도는 3.67달러에 그쳤다고 CNBC는 보도했다.
지난해 4분기 일일 활성 사용자 수와 월간 활성 사용자 수 역시 시장조사업체 스트리트어카운트 전망치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일 활성 사용자 수는 전망치 19억5000만명을 밑도는 19억3000만 명으로,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29억5000만명을 밑도는 29억1000만명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지난 분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고, 주요 시장인 북아메리카 지역의 일일 활성 사용자 수가 3분기의 1억9600만명에서 1억9500만명으로 줄었다며 페이스북의 이용자 수가 정점에 달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타가 내놓은 올해 1분기 실적 전망 역시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메타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1% 성장한 270억~290억 달러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다. 블룸버그 분석가들의 평균 전망치 300억3000만 달러를 밑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타의 매출이 지난해 대비 11% 미만으로 성장할 경우 회사 창립 이래 가장 낮은 분기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메타는 실적 성장세 둔화 이유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애플의 정책 변경으로 맞춤형 광고가 어려워진 것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과 공급망 차질로 광고업자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것을 언급했다. 데이브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EO)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분석가들에게 애플의 정책 변경의 영향이 올해 약 10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메타는 또한 사용자들이 기존 시스템에 비해 수익이 낮은 짧은 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릴스 등을 이용하는 빈도가 늘며 수익이 줄었다고 언급했다.
로이터·블룸버그 등 외신은 메타가 틱톡과 유튜브 같은 다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들과 사용자들의 한정된 시간을 둘러싸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의 리서치업체 인사이더인텔리전스의 데보라 아호 윌리엄슨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정책을 변경하며 광고 타겟팅 및 효과 측정이 어려워진 가운데 틱톡 등 새로운 매체들과 광고 수익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만큼 메타는 계속해서 많은 장애물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이날 로이터에 말했다.
수익이 부진한 가운데 메타가 계속해서 신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 역시 우려를 사고 있다. 지난해 10월 메타는 사명을 변경하며, 리얼리티랩스에 대한 투자로 순이익이 100억 달러 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같이 리얼리티랩스의 연간 손실은 지난 2019년 이후 45억300만 달러, 2020년 66억2300만 달러, 2021년 101억9300만 달러로 계속해서 늘고 있다. 투자자들은 수익 성장률 둔화와 메타버스 등 신사업 관련 지출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좋지 못한 상황이라고 경계하고 있다. 투자업체 보케캐피탈의 킴 포레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신사업 개척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될 것이며, 수익은 줄어들고 있다"라며 "좋은 조합은 아니다"라고 이날 WSJ에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메타의 신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가 타사와 비교해서도 매우 큰 수준이라며, 이를 통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CNBC는 메타의 리얼리티랩스 부문이 지난해 4분기 동안 33억400만 달러를 잃었지만, 같은 기간 자율주행자동차나 원격 진료를 개발하고 있는 알파벳은 신사업 부문에서 14억5000만 달러 손실을 보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CNBC는 메타의 투자 규모는 로블록스나 에픽게임스와 같은 소규모 경쟁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장점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