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오미크론 변이 △기업들의 재고 축적 감소 △재정 부양책 감소 △연준의 긴축 정책 시사를 이유로 들어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에서 1%로 하향 조정했다고 CNN·CNBC 등 외신은 보도했다. BofA 경제학자들은 고객들에게 보내는 보고서에서 "마이너스 성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고 본다"라며 경고했다. 마이너스 성장이 나타난다면 2020년 3분기부터 이어가고 있는 6분기 연속 성장 기록은 깨지게 된다. BofA는 올해 연간 경제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 4%에서 3.6%로 하향했다.
한편, 골드만삭스 역시 지난달 31일 미국 1분기 경제 성장률을 기존의 2.0%에서 0.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코로나에 민감한 서비스 업종들에 대한 지출이 지난 12월 초 이후 뚜렷하게 줄어들고 있어 1분기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초 정부의 재정 지원이 줄고,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피해가 커져 경제 성장이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피해가 회복되는 속도는 빠를 것이라며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3.8%에서 3.2%로 0.6%포인트 하향 조정하는 데 그쳤다.
로니 워커 골드만삭스 경제학자는 고객들에게 보내는 메모를 통해 "재정 지원이 줄어들며 올해 경제 성장률은 급격하게 둔화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코로나 확산이 서비스업에 대한 소비자 지출을 저해하고, 공급망 문제를 장기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고 CNBC는 보도했다. 또한 그는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한 타격과 재정 부양책 감소로 특히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C는 지난해의 견조한 GDP 성장률은 기업들이 예상보다 빠른 경제 재개에 바닥난 재고를 채우기 위해 움직이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 5.7% 중 4.9%포인트가 이러한 재고 재건 움직임에 기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1일 발표한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 조사에서 신규 주문건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표들은 향후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이 둔화할 것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 잰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경제학자는 "재고가 대체로 일반적인 수준으로 돌아왔으며, 재정·통화정책은 역풍이 되고 있다"라며 올해 경제 성장률은 매우 약한 수준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과도한 긴축이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도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의 수석 경제학자였던 조셉 라보그나 나티시스 미국 부문 수석 경제학자는 "미국 성장세가 감속하고 있다"라며 "아직 경기 침체가 온 것은 아니지만 연준이 지나치게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면 침체가 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