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신규 분양한 아파트들에서 저조한 청약률이 나오며 청약 미달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들어 대구에 공급된 신규 아파트 3곳 일반분양 1순위 청약률은 5∼10%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첫 분양 아파트는 롯데건설이 달서구 본동에 짓는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다. 일반공급분 232가구와 특별공급 잔여분 238가구를 더한 470가구에 고작 45명이 1순위 청약해 청약률이 9.6%에 그쳤다. 이 아파트는 앞서 특별공급에도 249가구가 배정됐지만 11가구만 신청했었다. 소비자들의 선호가 비교적 높은 대형 브랜드마저 청약마감에 실패한 것이다.
남구 대명동에 소규모로 분양한 나나바루아 아파트 102동(일반공급분 57가구)은 해당지역 1순위 청약자가 6명에 그쳤다.
무순위 계약 조차 인기가 시들한 상황이다. 남구 봉덕동에 공급되는 '힐스테이트 앞산 센트럴'의 경우 최근 3회째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대구에서 무순위 청약을 받은 아파트는 34개 단지에 달한다.
청약 미달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먼저 대구지역은 공급이 많았던 곳이다. 2018년 2만902가구, 2019년 2만6970가구, 2020년 2만9960가구, 2021년 2만3550가구가 공급되며 4연 연속 2만 가구 이상 공급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도 2만6000가구가량 공급될 전망이다.
또한 올해부터 아파트 중도금, 잔금 대출 등도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포함되는 등 대출 규제도 강화됐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2020년 말~2021년 말) 대구 인구는 3만2934명 줄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집값도 하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넷째주 기준 대구 아파트 매매가가 11주째 하락하고 있다.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08% 내렸는데, 지난해 11월 셋째주 -0.02%를 시작으로 11주째 하락세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집값은 수요과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며 "앞서 공급이 많았던 대구는 올해도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분양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지난달 18일 발표한 '1월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에 따르면 대구는 39.1로, 전달(62.5)에 비해 무려 23.4포인트 떨어져 전국 최저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60선 아래를 기록했으며 2017년 10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저치다. HSSI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HSSI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것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주산연 관계자는 "이처럼 초과 공급 영향이 가시화하며 분양전망이 역대 최저수준"이라며 "상대적으로 공급이 풍부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자의 부정적 인식이 증가하고 있어 사업지역에 대한 세밀한 수급진단과 시장 모니터링, 사업 다각화 방안 마련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