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가격, 유연탄 공급망 불안에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2022-02-0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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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가격이 이달부터 20% 가까이 급등한 가운데 급등 요인이었던 유연탄 가격 불안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향후 공급망 상황에 따라 시멘트 가격의 연내 추가 인상까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C&E를 비롯해 삼표시멘트, 성신양회, 한라시멘트, 한일시멘트 등 국내 주요 시멘트 제조사들은 이달부터 시멘트 가격 인상에 나선다. 쌍용C&E는 벌크시멘트 가격을 톤(t)당 7만8800원에서 9만3300원으로 18% 인상한다. 삼표시멘트도 t당 7만8800원에서 9만4000원으로 19.2% 올리며, 성신양회도 9만2500원으로 17.3% 높였다. 한라시멘트와 한일시멘트 등도 t당 가격을 9만원대까지 인상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의 시멘트 가격 동반 인상에는 유연탄 가격 급등부터 안전운임제 상승과 선박 유류비 증가 등 공급망 불안이 작용하고 있다. 특히 시멘트 생산원가에서 40%가량에 달하는 유연탄은 지난해 t당 200달러까지 치솟았다. 업계에서 산정한 t당 60달러 수준보다 3배 이상 높아졌다. 유연탄은 석회석에 고열을 가해 시멘트를 만드는 제조과정에 쓰이는 고효율 석탄이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유연탄 가격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러시아산 유연탄 비중은 16%에 달한다. 양국이 전쟁까지 가지 않더라도 긴장 국면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유연탄 가격 불안이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자국의 광물 부족을 이유로 석탄 수출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인니는 세계 최대 유연탄 수출국으로 우리나라 수입 석탄 중 약 20%를 차지한다. 국내 시멘트 업계는 인니 수출 중단에 러시아산과 호주산으로 수입 물량을 늘리려 했지만 러시아마저 공급 불안에 처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최대 석탄 수입국인 호주(약 49%) 역시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물량 쟁탈전에 수급 확대가 쉽지 않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공급망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연내 시멘트 가격 추가 인상도 이뤄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시멘트 가격은 2014년 t당 7만5000원에서 지난해 7월 7만8800원으로 5.1% 올랐지만, 이번 인상까지 7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한편, 탄소 중립을 위한 정부의 인프라 투자 요구도 시멘트 가격 인상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시멘트 산업을 철강, 정유산업과 함께 탄소배출 주요 산업으로 지목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시멘트 업계의 탄소배출량을 2018년 대비 35% 이상 감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시멘트 업체들마다 친환경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대대적인 인프라 전환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정부의 투자지원 확대와 규제 완화가 뒤따라야한다는 입장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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