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새해 들어서도 카카오그룹의 주가가 한없이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기관 보호예수 물량도 풀리며 하방 압력을 더할 전망이다. 국내외 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카카오 같은 기술·성장주뿐만 아니라 모든 업종과 종목 전반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기관 보호예수 물량 해제라는 악재까지 추가되는 셈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그룹주의 주가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2022년 1월 28일까지 평균 28.13% 하락했다.
2021년 11월 3일 상장한 카카오페이의 주가 흐름도 계열사들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상장 첫날 카카오페이는 19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으나 2022년 1월 28일 현재는 주가가 12만6000원으로 34.72% 떨어진 상태다.
카카오그룹주의 주가는 지난 2021년 9월께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당시에는 카카오그룹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따른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정부의 규제 리스크 우려로 이어지면서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후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비롯한 임원 8명이 카카오페이 상장 약 1개월 만인 2021년 12월 스톡옵션으로 받은 44만993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878억원의 차익을 챙기며 '먹튀' 논란을 확산하면서 주가 하락세가 더 길어졌다.
이 같은 흐름에 카카오의 경우 지난 28일 장 중 8만2200원까지, 카카오페이는 11만9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27일 장 중 3만9550원으로 52주 신저가 기록을 다시 썼다.
'먹튀'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번져 카카오에 대한 규제 리스크 우려가 더 커졌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지난 19일 "카카오페이 먹튀, 철저히 조사하고 예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영진으로서 주주 보호보다 매각차익 극대화에만 골몰한 도덕적 해이라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며 "매각 과정에서 내부정보 이용, 또 다른 시장교란 행위 여부 등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기에 오는 2월부터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주식에 대한 기관 보호예수가 대규모로 해제되면서 주가 하락 압력을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오는 2월 3일 기관투자자들이 3개월 보호예수를 확약했던 물량이 시장에 풀린다. 주식수는 총 222만2087주로 보호예수 확약이 걸린 전체 물량 중 가장 큰 23.8% 수준이다. 이어 카카오뱅크에 대한 기관의 보호예수 물량도 시장에 나온다. 수량은 1326만150주로 기관 보호예수 물량 중 36.81%로 가장 큰 비중이다. 여기에 카카오뱅크의 경우 카카오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한국금융지주, 국민은행 등 기존 주주들의 보호예수도 해제된다.
이미 주가가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기관들의 보호예수가 해제돼 매물이 추가로 나올 수 있는 만큼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카카오뱅크 상장 1개월째인 지난 2021년 9월 6일 기관이 보유한 주식 314만1600주에 대한 보호예수 해제되자 4.21% 하락 마감한 바 있다. 2021년 12월 3일 카카오페이에 대한 기관 1개월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되기 전 3거래일간 주가가 10%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주가 흐름에 개인투자자들은 저가 매수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2021년 9월 1일부터 2022년 1월 28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카카오다. 순매수 규모는 2조1974억원에 달한다. 카카오뿐만 아니라 카카오뱅크도 1조2857억원 규모를 사들이며 개인투자자 순매수 종목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선 전까지 카카오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심사지침을 발표한 데 이어 정치권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대선까지 카카오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가 국내 규제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해외 신사업 투자를 늘리고 있어 규제 이슈가 전환되기 전까지 대폭적인 이익 성장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