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이후 지금까지 코스피 입성에 도전하며 기관 수요예측까지 진행했다가 싸늘한 분위기에 계획을 철회한 곳은 총 7곳이다.
이 중 5곳은 구주매출 비중이 50%를 넘었다. 코스피 상장은 투자자금의 엑시트 창구로 활용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이번에 상장계획을 철회한 현대엔지니어링의 구주매출 비중은 75%에 달했다. 대부분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손으로 떨어질 돈이었다. 회사에는 이미 현금성 자산이 든든하게 쌓여 있어 상장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해 10월 상장계획을 철회한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은 구주매출 비중이 80%나 됐다.
상장의 목적이 투자유치와 그에 따른 경영환경 개선이 아니라 기존 주주의 배불리기를 위해 진행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재무적투자자(FI)인 사모펀드 블랙스톤PE의 엑시트를 위한 상장이었다는 얘기다. 결국 기관 수요예측에서 미달하는 사태를 맞은 뒤 상장을 철회했다.
지난 2019년 상장 계획을 철회한 홈플러스리츠와 2018년 철회한 프라코, SK루브리컨츠도 구주매출 비중이 각각 80%, 67%, 80%에 달했다. 모두 기관 수요예측에서 참패를 기록하고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구주매출 비중이 높다고 해서 모두 상장 계획을 철회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상장한 케이카의 구주매출 비중은 90%가 넘었고, 롯데렌탈은 50%였다.
두 기업 모두 저조한 기관 수요예측에도 상장을 강행했지만 이후 주가 흐름은 부진했다. 케이카는 공모가 2만5000원에 현재 주가는 2만7000원대에 불과하고, 롯데렌탈은 공모가가 5만9000원이었지만 현재 주가는 3만1000원대로 떨어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한 기업이 상장할 때 구주매출 비중을 높이는 것보다는 배당이나 M&A 등으로 엑시트 방법을 다변화하는 것이 시장친화적인 방법"이라며 "공모주 투자에 나서는 입장에서는 시장에 새롭게 들어오려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어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곳까지 챙길 필요가 전보다 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