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너무 컸나… 외국인 매물 폭탄에 '따상' 놓친 LG엔솔

2022-01-2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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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의무보호 미확약 물량 47% 쏟아져… '따상' 어려운 'IPO 대어' 특성도 영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왼쪽 다섯째)과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왼쪽 여섯째)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코스피 상장 기념식에서 축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단군 이래 최대 기업공개(IPO)'로 불린 LG에너지솔루션이 27일 한국 증시에 데뷔했지만 앞서 상장한 'IPO 대어'들의 '따상(공모가 2배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실패 역사는 피하지 못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기관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보여준 흥행을 상장 첫날 주가 상승으로 이어가지 못한 배경으로는 우선 의무보호 확약이 없었던 외국인 매물이 대거 쏟아졌다는 점이 꼽힌다.
이날 외국인은 LG에너지솔루션을 이날 하루에만 총 436만1070주 매도했다. 외국인이 배정받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 수는 총 1285만6250주다. 이 중 72.9% 수준인 937만7750주가 의무보호 미확약 물량인데 이 중 46.50%가 매물로 쏟아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증시 역대 최대 규모의 '초대형 공모주'라는 점도 따상에 성공하기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그동안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한 종목 중 상당수가 중소형주였다. 대형주 중 따상에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았던 만큼 LG에너지솔루션도 이 같은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상한가과 하한가 폭이 30%로 조정된 2015년 6월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717개 종목 중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한 종목은 36개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코스피 상장 종목은 2021년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해 2020년 명신산업, 2015년 SK디앤디 등 3개 종목뿐이다. 지난해 공모 규모가 조 단위를 넘어서며 IPO 대어로 꼽혔던 현대중공업,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SK아이이테크놀로지, 크래프톤 등도 모두 따상에는 실패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전부터 적정 시가총액이 100조~120조원으로 평가받았다. 따상에 성공하면 시총이 182조5000억원까지 커질 정도로 규모가 커 따상에 성공하기 쉽지 않았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10%대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는데도 시총이 118조원 규모로 시총 3위인 SK하이닉스(82조6283억원)와 10위인 기아(32조642억원)를 합친 기업이 등장한 것"이라며 "따상 시 시총은 182조5000억원까지 늘어나는 셈인데 이 경우 시총 3~5위 종목을 묶은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 규모가 워낙 커 사실상 따상이 힘든 규모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외 증시를 둘러싼 최근 주변 환경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외 증시 변동성을 높여 투자심리가 급격하기 위축된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적정 수준의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흐름은 당분간 수급 이벤트로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테마 인기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상당히 많이 출시된 데다 규모도 크기 때문에 관련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코스피200 지수에도 편입될 수밖에 없는 데다 유통물량도 적어 앞으로도 수급 이벤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상장 이후 1개월간 유통주식 비중이 8.8%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액티브 및 패시브 펀드 자금 유입 등으로 단기적으로 주가 오버슈팅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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