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들은 올해 들어 줄줄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새해부터 지난 25일 장 마감까지 13.5% 하락했다. 2008년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같은 기간 △마이크로소프트 14.22% △테슬라 13.09% △애플 10.02% △아마존 16.03% △메타 10.76% △알파벳 12.37% 등 주요 기술주들 역시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25일 장 마감 이후 지난 4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테슬라는 26일, 애플은 27일 기업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아마존 △메타 △알파벳은 다음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기술주 약세론자들은 코로나가 전 세계로 확산한 이후 급속도로 성장한 고성장 기술주들은 약세장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백신 접종 이후 경제가 재개되자 인플레이션이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자산으로 분류되는 기술주들은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고 재택근무가 늘어나며 이익을 본 코로나 수혜주들은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부터 지난 25일 장 마감까지 △홈트레이닝 플랫폼 펠로톤 25.81%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 20.67%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넷플릭스 39.18% 등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수혜를 본 주식들은 폭락했다.
댄 이브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분석가는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지난 10년 중 올해가 기술주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어닝시즌이 될 것"이라며 "월가는 변동성 강한 장세가 나타나고 있는 현재 빅테크 기업들로부터 좋은 소식을 듣고자 한다"라고 말했다고 이날 CNBC는 보도했다. 아이브스 분석가는 빅테크 기업들이 견조한 실적을 발표해 희망을 가질만한 이유를 준다면,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현재의 광범위한 매도세가 양질의 기업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투자업체 플렉소캐피털의 로 토니 이사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투자자들이 성장주 대신 안전자산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으로 인해 혜택을 받는 금융주나 보험주로 옮겨가고 있는 투자자들이 있다"라며 "고금리 전망이 성장주, 그 중에서도 특히 기술주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었지만 오히려 주가가 하락한 것은 기술주 강세론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지난해 4분기에 517억3000만 달러(약 61조9467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금융정보제공업체 레피니티브 예상치 508억8000만 달러를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했지만 장외시장에서 주가는 오히려 발표 직후 5% 가까이 하락했다. 주가는 에이미 후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회계연도 기준 3분기 매출 역시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밝히자 일부 회복됐지만, 25일 종가에는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