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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3일 김부래씨가 강원 화천군 거례리에 있는 화천산천어파크골프장에서 다른 동료의 샷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박종석 기자]
주변 경관이 수려하기로 유명한 강원 화천군 북한강변에 위치한 산천어파크골프장. 몸집이 작은 할머니가 한겨울에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할머니는 이곳에서 마음껏 스윙하고 건강하게 잔디를 걸어다닐 수 있어 행복하다. 이 지역 사내면에 사는 김부래(85)씨 얘기다.
김씨는 지난해 4월 화천군노인회 관계자가 파크골프를 추천하면서 시작했다. 이때부터 30년 동안 즐기던 게이트볼보다 파크골프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지금은 골프광이 됐다. 그의 나이 여든다섯은 화천지역 동호인 중 최고령에 속하지만 36홀을 도는 동안 한반도 자리에 앉지 않는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3년 전에 다리에 힘이 없어 앉으면 일어서기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하루에 만 보를 걸었어요. 이 나이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혼자서 만 보를 걷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화천 노인지회에서 파크골프를 해보라고 하는 거예요. 바로 시작했지요. 얼마나 잘 시작했는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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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3일 김부래씨가 강원 화천군 거례리에 있는 화천산천어파크골프장에서 힘차게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석 기자]
김씨는 “100m까지 공이 가요. 그러면 파크골프 선수가 된 기분이에요.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 중에 70대 중반이 많은데 똑바로 멀리 보내는 게 쉽지 않아요. 여자는 더 힘들지요. 어쨌든 공을 치고 걸으면 그냥 좋아요”라고 했다.
“처음엔 솔직히 파크골프에 자신이 없었어요. 공을 치면 자꾸 엉뚱한 곳으로 굴러가니까 동료들한테 미안하고. 그런데 어느 순간 공이 똑바로 멀리 가고 정확성도 높아지면서 잘 맞더라고. 자신감이 붙었나봐요. 열심히 공을 치니까 요령이 생긴 거지. 옆에서 ‘와 잘 맞았다. 나이스 샷’ 하면 기분좋지.” 그렇게 파크골프에 푹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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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3일 김부래씨가 강원 화천군 거례리에 있는 화천산천어파크골프장을 걸으며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박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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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3일 김부래씨가 강원 화천군 거례리에 있는 화천산천어파크골프장에서 동료가 지켜보는 가운데 홀을 향해 퍼팅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석 기자]
“집에 있으면 티브이(TV)하고 싸워요. 그리고 늙으면 오라는 데 없으면 갈 데도 없잖아요. 이 집 저 집 눈치 보며 고스톱을 하고 다니면 뭐 하나. 파크골프 하면 좋잖아요. 주위 눈치 볼 일도 없고 시간도 잘 가고 여러 사람도 만나고 자기 기분 자기가 살리는 거지.”
김씨는 운동 중 서울에서 온 동호인이 “우리 엄마는 83세인데 잘 움직이지를 못해요. 어르신의 공 치는 모습이 부럽습니다”라고 한 말을 들려주며 “누워 있는 노인도 많이 봐요.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 같이 운동하자고 하면 나이 탓을 하면서 말을 안 들어요. 운동을 잘하고 못하고 나이가 많고 적고는 필요하지 않아요. 우리 나이에 선수 할 것도 아니니까 나만 즐기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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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3일 김부래씨가 강원 화천군 거례리에 있는 화천산천어파크골프장에서 동료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박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