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최근 내부 회의를 통해 중고차 시장 진출 관련 안건을 확정 지었다. 기존에는 신차 중심의 자동차 금융만 대응했다. 이에 우리카드는 할부 및 리스 시장에서 충분한 영향력을 키웠고, 이제는 중고차 시장까지 영역을 넓힐 적기라 판단했다. 그동안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두고 다양한 전망이 제기됐지만,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결정지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기존 오토금융(자동차금융)본부에 오토신사업팀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다만, 본격적인 시장 진출까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 시장에 진입하려면 먼저 관련 프로세스 및 전산 프로그램 개발 등의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중고차의 경우, 신차와 달리 감가상각 등의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카드는 중고차 관련 할부 및 오토론 등에 진출한 이후, 리스도 고려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신차 시장에도 더욱 힘을 주기 위해 자동차 이외 취급 품목을 늘리고 다이렉트 채널을 넓히기로 확정했다.
오토금융은 우리카드 내에서도 가장 성장세가 가파른 영역 중 하나다. 실제로 자동차 리스 자산은 2018년 말 986억원에서 작년 말 8724억원으로 9배 가량 급증했다. 이에 힘입어 차 할부금융 총자산도 9081억원에서 1조6096억원까지 늘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김정기 체제에 접어든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 김정기 사장 취임 이후 불과 1년 새 차 할부금융 자산은 5000억원 넘게 늘었고(1조754억원→1조6096억원), 리스 자산도 2배 이상 (3677억원→8724억원) 급증했다. 관련 영업점도 15개에서 20개까지 공격적으로 늘렸다.
우리금융그룹 내 계열사인 우리금융캐피탈과의 사업 균형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캐피탈의 차 금융, 소매금융사업을 모두 계열사인 신한카드에 매각하고 기업금융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했는데, 실적이 비약적으로 늘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형 캐피탈사의 경우, 공통적으로 차 할부금융 등 소매금융(리테일) 관련한 힘을 빼는 대신, 기업금융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이러한 상황에 옛 아주캐피탈이 계열사로 편입된 만큼, 그룹 내에서 관련 움직임이 시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