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연기한 작품이 시대극이거나, 사극 판타지 장르라고 해도 이는 달라지지 않는다. 그는 작품 속에 녹아들고, 생명력을 안겨주며, 관객을 설득시킨다. 정말이지 마법 같은 힘이다.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에서도 강하늘의 마법 같은 힘은 발휘된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왕실 보물의 주인이 되기 위해 바다로 모인 해적들의 장대한 모험을 그린 작품 속, 강하늘은 의적단을 이끄는 두목 '무치' 역을 맡았다. 자칭 고려 제일 검으로 검술에 능하고, 의적단을 이끄는 카리스마를 지녔으면서도 유머와 유쾌함을 잃지 않는 '무치'는 강하늘을 통해 더욱더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로 완성됐다.
아주경제는 최근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이하 '해적2') 주연 배우 강하늘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 비하인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강하늘의 일문일답.
- 개인적으로 저도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던 작품이었다.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제가 1편의 김남길 선배님의 연기를 따라 할 수도 없고 '해적2'만의 대본대로 맞춰서 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1편과 대본이 완전히 달랐고 어드벤처가 더욱 강해진 느낌이 들었다. 전편에 관한 부담감보다는 재미있게 찍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치'의 외모나 성격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강하늘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부분도 있나.
- 대본보다 조금 더 우당탕 하고 천방지축인 느낌으로 연기했다. 처음 대본에는 '무치'가 장발로 표현되어 있었는데 감독님과 상의 끝에 그의 성향이 한눈에 보일 수 있도록 폭탄 머리로 설정했다. '해적2'가 재미있으려면 '무치'가 유쾌하고 통통 튀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의 외적인 모습이나 성격적인 요소들을 조금씩 다듬어가면서 연기했다.
'무치'는 진중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면모를 가진 복합적인 캐릭터였다. 연기 톤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거 같다.
- 그렇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밸런스 유지였다. 너무 가벼운 모습을 강조한다면, 우리 작품이 가져가야 할 무게감이 사라질 거로 생각했다. 너무 가볍게만 보이지 않으면서도 유쾌하고 유머러스해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해적2'를 찍으며 가장 경계한 부분이다. 가장 고민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 부분의 연장선으로, 여러 캐릭터와의 앙상블이나 밸런스 조율 등도 중요한 부분이었을 거 같다.
- '해적2'는 '무치'의 시선으로만 흐르지 않고, '해랑'의 시선과 조화롭게 어울려야 한다. 제가 중점을 두고 연기한 건 '해랑'과의 호흡이고 그와 '액션'과 '리액션'이었다. '해랑'이 '무치'에게 핀잔을 주고, 해적 단원들이 '무치'를 무시했을 때 '무치'의 반응이나 그가 감정적으로 가져야 할 반응 등을 보았고 전체적인 조화로움을 생각했다.
- 다른 톤을 억지로 보여주려고 한 건 아니다. 사극을 기본 톤으로 잡기는 했지만 기름진 목소리로 연기한다면 오히려 방해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과 톤을 맞추면서 (나만의 톤을) 찾으려고 했다. 내가 이런 식으로 했을 때, 상대가 이렇게 받아치고… 잘 어울리는지 보면서 홀로 너무 떨어져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하면서 찍었다.
검술 액션도 능숙하게 해냈다.
- 열심히는 했는데 잘 모르겠다(웃음). 관객들이 생각해야 할 몫 같다. 우리 무술팀이 많이 신경 써줘서 위험하지 않게 즐겁게 잘 찍었다.
김성오, 이광수와 코미디 호흡도 인상 깊었다.
- (이)광수 형과는 정말 잘 맞아서 따로 연습할 필요가 없었다.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해볼까?' 이야기 맞춰보고 촬영을 시작하면 감독님께서도 무조건 오케이 하셨다. (김)성오 형님은 천재 같다. 회전 속도가 남다르다. 아이디어를 낼 때 보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까?' 감탄하기 바쁘다. 이번 작품을 찍으며 성오 형님에게 많이 배웠다.
'해적2'를 통해 얻은 바가 있다면.
- 어떤 작품이든 그렇지만 후회가 남지 않는다. 즐겁게 찍었고 지금 돌이켜 생각해도 웃을 수 있다. 뜻깊은 추억이고 기분 좋은 현장 같다.
이번 작품에서 인상 깊었던 배우를 꼽자면.
- (한)효주 누나다. 정말 열심히 했고 잘 해냈다. 효주 누나가 이번에 검술 액션은 처음이라고 했는데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손에서 놓질 않더라.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정말 존경스럽더라. 그 모습이 감사하게까지 느껴지더라. 그 노력이 혼자만을 위한 게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 어렵기보다 재밌었다. 상상하면서 연기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 하던데 저는 오히려 재밌었다. 더욱 자유로운 느낌? 눈앞에 뭐가 있을지 모르니까 여러 가지를 상상할 수 있어서 더욱더 좋았다.
'해적2'가 설 연휴 관객을 만나게 됐다.
- 설 연휴에 가족 관객들이 보기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내용이라 사람들이 따라오기 힘들지도 않고 기분 좋게 극장에 왔다가 기분 좋게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설에 가족들끼리 오셔서 좋은 기억 만드셨으면 좋겠다.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 JTBC 드라마 '인사이더'를 열심히 찍고 있다. 올해 목표는 '인사이더'를 열심히 찍은 뒤, 쉬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거다. 아마 시청자분들도 (저를) 보기에 지치실 거 같다. 저도 마찬가지라서 조금 쉬어야 하지 않나 싶다. 올해는 '인사이더'까지 마치고 조금 휴식기를 가지려고 생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