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조2446억원. 바이오주 열풍의 주역이었던 신라젠이 1년간의 개선기간에도 불구하고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자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신라젠의 소액주주는 17만여명으로 전체 주식의 92% 이상을 '개미'들이 보유하고 있다. 실제 신라젠이 퇴출로 이어질 경우 피해 규모액을 고려할 때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들은 집단소송을 포함한 법적 대응까지 불사한다는 강경한 태도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며 지난 2020년 5월부터 1년 8개월째 주권매매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기심위는 신라젠에 개선 기간 1년을 부여했지만 결국 상폐 결정을 내렸다.
신라젠의 소액주주는 작년 9월 말 기준 17만4186명 수준이다. 지분율의 92.6%가 개인투자자인 셈이다. 상폐 결정 소식이 전해지자 신라젠 주주 4000여명이 참여하는 주주연합 회원들은 이날 거래소를 항의 방문했다. 신라젠 역시 거래소 기심위의 심의 결과에 반발, 이의 신청을 진행하고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소명하겠다는 계획이다.
신라젠의 최종 상장폐지 여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기심위 결정 이후 영업일 기준 20일 이내에 열리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거래재개 △개선기간 △상장폐지 등을 최종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 기간 내 추가 성장 방안 마련과 자금 확보 등 자체적인 개선 노력이 소명되면 극적으로 거래재개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업계에서는 이 중 추가 개선기간이 부여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기대하고 있다.
실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날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부채 리스크 점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신라젠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코스닥시장위원회를 통해 최종 결정하도록 하겠다. 최종 결정을 좀 보도록 하겠다”며 소액주주들의 피해 우려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한편 신라젠의 거래재개 기대감에 최대주주인 엠투엔을 사들였던 투자자들 역시 피해를 보고 있다. 기심위의 결정 이후 엠투엔의 주가는 전날보다 29.74% 떨어진 하한가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