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정부 대출규제 등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도 외지인 매수비중이 꾸준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만8117건이며 서울 외 지역 거주자 매입은 9780건으로 전체의 20.3%를 차지했다.
특히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했던 지난해 하반기에는 오히려 매수비중이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를 매입한 건수는 495건으로, 전체 매매거래건수 2305건의 21.5%를 차지했다.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지난해 8월 18.0%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9월 20.9% △10월 21.1% △11월 21.5%로 오름세를 띄었다.
지난해 전반적인 외지인 매매는 한강 이남권에 집중됐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를 비롯해 영등포구 등의 매입 비중이 높았다. 외지인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중구였다. 전체 거래량 641건 가운데 182건이 외지인에 의해 성사됐다. 매입 비중은 28.4%로 서울 평균치보다 8%p 이상 높았다. 다만 중구는 절대적인 거래량 자체가 다른 지역보다 적었다.
중구 외에는 영등포구(26.1%)가 가장 높았고 지난해 11월엔 39.1%를 기록해 10건 중 4건이 상경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는 △송파구(25%) △강서구(23.2%) △강동구(23.2%) △성동구(21.7%) △서초구(21.6%) 등에서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이중 강동구는 지난해 11월 37.6%를 기록하며 강동구 역대 가장 높은 외지인 매수비중을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지방의 인프라와 집값 등이 점차 양극화하고 있는 점이 상경투자의 이유라고 말했다. 또 부동산 시장 열기가 식어가는 가운데 서울보다는 지방 지역 부동산 시장 침체 우려가 높을 수 있다고 전했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로 인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지방의 자본가들이 있다”며 “지방의 자산가들은 추후 증여도 고려해 서울에 집을 사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