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붕괴 현장 부실 점검…1명이 건설현장 239곳 담당"

2022-01-16 20:19
  • 글자크기 설정

광주 붕괴사고 놓친 국토부…무너진 201동 빼고 103동 점검

15일 광주 화정동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잔존부인 38층을 비롯한 아래층 공간에 동바리 등의 서포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15일 A건설사가 화정동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이후 작성한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붕괴사고 원인은 타설 하중에 대한 하층부 슬래브의 지지력 부족 탓으로 추정된다. [사진=연합뉴스]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를 계기로 정부의 건설 현장 안전 점검이 인력 부족 등으로 부실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고의 1차적 원인은 시공사의 잘못이지만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정부의 현장 및 특별 점검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14일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토교통부의 건설 현장 안전 점검 인원은 66명으로 집계됐다. 국토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의 안전 점검 인원은 125명으로 정원인 139명에도 못 미친다. 국토부와 국토안전관리원을 합쳐도 총 191명에 불과하다. 
반면, 이날 기준 전국 공사비 1억원 이상인 건설 현장은 공공 현장 2만245소, 민간 현장 2만5484소 등 총 4만5729개소다. 점검 인원 1명이 전국에서 239곳이 넘는 건설 현장을 담당한다는 의미다.

지난 11일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의 경우 점검 인력 부족에 따른 부실 점검 우려가 현실화한 사례로 지적된다. 

국토부가 지난해 9월 현장 점검을 실시했지만 대단지라는 이유로 총 8개 동 중 1개 동(103동)만 표본으로 정해 육안으로만 점검을 진행했다. 

사고가 발생한 201동은 아예 제외됐다. 점검 주체인 국토부 익산국토관리청의 점검 인원은 단 14명이다.

그 결과 노면 배수 처리 미흡으로 인한 빗물 고임에 대한 지적만 있었고 외벽 붕괴 위험 등은 감지하지 못했다. 

익산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육안을 통한 현장 점검이기 때문에 붕괴 위험 요인 등 구조적인 문제까지 확인하긴 어렵다"며 "점검 결과를 토대로 안전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고, 위험 공종에 대한 근로자의 안전 교육을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안전 점검 인력 충원이나 제도 개선도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기획재정부에 점검 인력 정원을 50명 더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실제 늘어난 정원은 올해 13명뿐이다. 현재 국토안전관리원에는 건설 현장을 점검할 수 있는 권한조차 없어 안전 컨설팅 형식으로만 진행하고 있다. 

이에 국토안전관리원과 지자체·발주청 등에 현장 점검 권한을 부여하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안이 지난해 6월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홍기원 의원은 "기존 시스템과 감리만으로는 사고 위험이 높은 건설 현장의 안전 확보가 어려운 현실"이라며 "현장의 안전 대책 이행 여부를 관리·감독하는 인력을 대폭 늘려 철저한 점검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건설안전특별법에 대한 신속한 논의를 위해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