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노빠꾸' 정용진의 SNS 직설…계속될까?

2022-01-1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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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SNS '멸공' 발언이 불매운동으로 번지자 절필 선언

정계 진출 염두에 둔 발언이란 주장엔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

북한이 미사일 쏘자 정용진, 멸공 대신 'OO'…절필 선언 반나절 반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절필'을 선언했다. 최근 정 부회장이 SNS에 남긴 '멸공' 발언이 정치권으로 퍼진 데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다. 다만 자신의 군 복무 면제를 둘러싸고 과거 키와 몸무게가 공개된 것에 대해선 일침을 가해 SNS를 통한 직설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전 거래일보다 각각 6.80%, 5.34% 하락 마감했다. 두 회사는 정 부회장이 아닌 그의 여동생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백화점 부문 계열이다. 하지만 두 업체가 중국 현지에서 면세와 화장품 사업을 하고 있어 피해를 보았단 분석이 나온다.
 

[사진=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 이후 신세계그룹 관련 주가가 일제히 내려가자 일부 주주들은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이 주가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신세계 측은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이 주가에 영향을 끼쳤단 지적에 거리를 뒀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 인기가 예년 같지 않아 관련 업체들과 함께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전날 각각 13%, 5.3%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사진=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재벌기업 오너들의 SNS 활동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정 부회장뿐만 아니라 정태영 현대카드 및 현대커머셜 부회장도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자기 생각을 드러낸 바 있다. 정태영 부회장은 2013년 당시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와 전자결제 때 액티브 엑스 사용을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엔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인스타그램을 개설해 몰래 라면을 끓여 먹는 모습을 공개하는 등 소탈한 일상을 공개했다.

다만 정 부회장의 SNS는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같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대선 후보 시절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며 쓴 "미안하다. 고맙다" 문구를 자신이 만든 랍스터나 한우 요리에 쓰는가 하면, 정부가 중국에 항의 한 번 못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올리면서 정부의 대중 정책 비판에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멸공', '반공 방첩' 등의 해시태그를 덧붙이기도 했다.

외신도 재벌기업 오너가 자신의 목소리를 눈치 보지 않고 내는 것에 대해 주목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 대기업 재벌은 보통 자신의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이례적으로 반공 견해를 밝히고 있다. 특히 이런 게시물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사진=나경원 전 원내대표 페이스북]

정 부회장이 올린 '멸공' 발언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이마트 매장에서 멸치·콩을 사며 '멸공' 바통을 이어받자 여권 지지자들 사이엔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지 않겠다"며 스타벅스 불매운동이 퍼지고 있다. 스타벅스는 신세계그룹 계열사 중 한 곳이다.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자신의 트위터에 "앞으로 스타벅스 커피는 마시지 않겠다"며 스타벅스 불매에 동참했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엔 "보이콧 정용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란 문구가 담긴 이미지가 공유되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지난 2019년 일본 불매운동 당시 '노재팬' 포스터를 패러디한 것이다.
 

정 부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올린 '불매운동 로고' [사진=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 부회장은 자신의 말 한마디가 정치권에 이어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자 SNS를 통해 장문의 글을 올려 수습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멸공은 누구한테는 정치지만, 나한테는 현실이다. 사업하면서 북한 때문에 외국에서 돈 빌릴 때 이자도 더 줘야 하고 미사일 쏘면 투자도 다 빠져나가는 일을 당해봤느냐"며 "직접 위협을 당하고 손해를 보는 당사자로서 당연한 말을 하는데 더 이상 어떤 자격이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멸공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또 멸공 발언이 정계 진출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선 "사업하는 집에 태어나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이다. 진로 고민 없으니까 정치 운운 마시라"고 선을 그었다.

또 "내 일상의 언어가 정치로 이용될 수 있는 것까지 계산하는 감, 내 갓끈을 어디서 매야 하는지 눈치 빠르게 알아야 하는 센스가 사업가의 자질이라면 함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되는 발언을 앞으론 자제하겠단 의미로 풀이된다.
 

[사진=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하지만 북한이 이날 오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한 발을 발사하자 정 부회장 인스타그램엔 'OO'이라고 적힌 글이 올라왔다. '멸공'이 정치적으로 해석될 것을 우려해 'OO'으로 쓴 것으로 보인다. 이는 '멸공'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지 반나절 만에 올라온 글이다.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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