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한국의 디즈니' 꿈 현실화... 어벤져스 감독 회사에 통큰 베팅

2022-01-0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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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영화 '어벤져스' 연출 루소 형제 설립 엔터사에 6000억원 투자

김정주, 남녀노소 사랑받는 디즈니 부러워해... 게임, 한때 사회악 치부

지난해부터 게임에 대한 이미지 개선... 디즈니 출신 인재 속속 영입

김정주 넥슨 창업자[사진=넥슨]

넥슨을 ‘한국의 디즈니’로 키우고 싶다던 김정주 창업자(전 NXC 대표)의 꿈이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넥슨은 6일 세계적인 영화감독 루소 형제가 설립한 미국 ‘AGBO 스튜디오’에 총 5억 달러(약 6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하며 글로벌 IP(지적재산권) 확장을 가속화했다. 

앞서 넥슨은 2020년 6월, 총 15억 달러(약 1조8300억원)를 해외 유명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해 미국 완구업체 해즈브로와 일본 유명 게임사 반다이남코, 코나미, 세가 등에 1조원 가까이 투자하며 한국 대표 게임사를 넘어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롤모델 '디즈니'

김정주는 그동안 넥슨을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강조해왔다. 롤모델은 미국의 ‘월트디즈니컴퍼니(이하 디즈니)’다. 디즈니는 월트 디즈니와 로니 디즈니 형제가 1923년에 설립한 회사로, ‘미키 마우스’, ‘라이온 킹’, ‘토이 스토리’, ‘겨울왕국’ 같은 인기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영화 ‘스타워즈’, ‘마블’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다. 인기 캐릭터와 스토리를 앞세워 테마파크 ‘디즈니랜드’, 완구, 패션 등 전 세계 문화산업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김정주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디즈니를 부러워했다.

하지만 디즈니 콘텐츠를 소비하는 팬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었던 것과 달리, 넥슨은 늘 “과금 유도가 과도하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특히 주요 게임들을 월정액 모델에서 유료 아이템을 판매하는 ‘프리 투 플레이(Free to Play, 부분유료)’ 모델로 전환한 후 ‘돈슨(돈만 밝히는 넥슨)’이라는 오명을 썼다.
 
넥슨은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들로부터도 미움 받았다. 2013년엔 게임이 술과 도박, 마약과 같은 선상에서 ‘4대 중독 물질’로 치부됐다. 김정주가 2019년에 넥슨을 매각하려고 했던 것도 ‘모두에게 환영받을 수 없는’ 게임산업의 한계 때문이라는 설이 나오기도 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글로벌 IP 확장해 선순환 생태계 구축

그러나 2020년 초부터 게임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되기 시작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게임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대표적인 콘텐츠로 각광받았다. 2019년에 ‘게임중독은 질병’이라고 주장한 세계보건기구(WHO)마저 게임 이용을 권할 정도다. 닌텐도의 인기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코로나 블루(우울증)’ 극복을 돕는 힐링 게임으로 주목받았다.
 
김정주는 꿈을 향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2020년 11월 디즈니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역임한 케빈 마이어를 신임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작년 7월엔 액티비전 블리자드 필름앤텔레비전 부문 대표, 디즈니 수석부사장을 역임한 닉 반 다이크를 CSO에 선임했다. 닉 반 다이크는 이번 AGBO 투자를 주도한 인물이다. 글로벌 투자, 인수합병(M&A) 등을 책임지고 있는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도 지난해 재선임했다. 넥슨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인기 게임들을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으로 제작하고, 이 작품들이 다시 게임 이용자 수를 늘리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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