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지난해 기업공개에 성공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한 때 45조원, 카카오페이는 33조원에 육박했다"면서 "우리는 종합금융그룹으로서 훨씬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지만 시가총액이 두 회사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냉혹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견 굉장히 비합리적인 결과이지만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시장은 우리를 '덩치만 큰 공룡'으로 보고 있고, 공룡은 결국 멸종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타버스, D2C, NFT, 마이데이터 등 연일 새롭게 등장하는 세상의 낯선 용어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담당자들의 일이기에 금세 시큰둥해지고 변화에 무관심해져 왔다"면서 "자산 500조원의 금융을 지배하는 공룡은 그렇게 무사안일(無事安逸)해지고, 대마불사(大馬不死)의 헛된 희망을 품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우리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수많은 변화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제는 경쟁의 대상이 누구인지 불분명할 정도로 업의 경계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무너진 업의 경계 너머에는 우리가 새롭게 성장할 기회의 영역 또한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면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올 한 해, 업의 경계를 넘어서는 경쟁과 협력으로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기 위해서 강점의 레벨업을 할 때라고 강조했다. 빅테크엔 없지만 하나금융만이 보유한 오프라인 채널이라는 강점을 살리자는 의미다. 특히, 빅테크의 진출이 어려운 기업손님들을 위한 디지털 맞춤서비스와 그룹이 가진 자본력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기업들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도 했다. 주요 기술의 내재화, 우수한 인재의 육성과 확보, 이를 뒷받침할 조직과 인프라를 신속하게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 은행㎢뿐 아니라 전 그룹사가 협업이 가능한 사업모델을 찾아서 디지털로 무장해 진출해야 한다고 했다. 김 회장은 "많은 이들이 우리의 글로벌 파트너가 되고 싶도록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ESG 경영을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