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셧다운제 폐지 청원글[사진=청와대 청원 홈페이지]
한국의 대표적 ‘갈라파고스 규제(세계적인 흐름에 벗어난 규제)’로 손꼽히는 ‘게임 셧다운제(이하 셧다운제)’가 1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정부는 심야시간에 청소년의 게임 이용시간을 직접 통제하는 대신, 부모와 청소년이 스스로 게임 이용시간을 조절하는 ‘게임시간선택제’를 도입한다.
31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법률이 2022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심야 시간대인 0시부터 오전 6시에 16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폐지하는 게 골자다.
대신 게임시간선택제가 시행된다. 게임시간선택제는 18세 미만 청소년 본인 혹은 법정대리인의 요청이 있으면 원하는 시간대로 온라인 게임 이용 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제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셧다운제의 폐지 논의는 지난 7월에 급물살을 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마인크래프트’의 계정 시스템을 통합·보완하는 과정에서 셧다운제가 적용되는 시간에 특정 연령대를 차단하는 한국용 서버를 별도 구축하지 않고, 만 19세 이상의 성인 계정만 받겠다고 방침을 바꾼 것이 발단이 됐다. 12세 이용가 게임이 셧다운제로 인해 사실상 성인 전용 게임이 된 셈이다. 이에 셧다운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게임업계는 산업의 대표적인 규제가 사라진다는 측면에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게임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비대면 콘텐츠로 주목받아 인식이 개선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셧다운제는 게임을 부정적인 활동이라고 낙인하는 제도였는데, 이 제도가 폐지됐다는 건 게임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 개선됐다는 증거”라며 “정부가 게임을 청소년들의 여가생활 중 하나로 인정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