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LG엔솔 IPO의 '그림자'…"LG화학 목표주가 최악엔 55만원"

2021-12-30 16:28
  • 글자크기 설정

목표주가 100만원 하던 수준에서 70만원대 첫 등장

핵심 배터리사업 물적분할에 기존 주주들 피해 커져

CJ ENM, 한화솔루션, 포스코 철강사업 등도 논란

금융당국·정치권 "관련제도 개편" 목소리 높아져

[자료=한국거래소]



LG화학 목표 주가를 70만원대로 예상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70만원대 목표 주가는 지난 2020년 8월 증권가가 내놓은 수치다. 주가가 1년 전보다 떨어질 것이란 얘기다.

사실 이미 LG화학 주가는 증권가의 예상보다 빨리 떨어지고 있다. 2021년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LG화학은 61만5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70만원대 보고서도 사실 '감지덕지'인 셈이다.

올해 초 100만원을 넘보던 LG화학 주가가 이렇게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증시 역사상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자회사로 내년 초 상장이 예고돼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별도의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게 되면서 모회사 LG화학 주가가 떨어지는 '지주 할인'이 생길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
 
유안타증권, LG화학 목표 주가 78만원으로 하향

유안타증권은 지난 29일 LG화학 목표 주가를 기존 97만원에서 78만원으로 하향하는 리포트를 내놓았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더 보수적으로 평가하면 LG화학 주가는 55만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목표 주가를 기존보다 19% 이상 떨어트린 이유는 내년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으로 관련 지분 가치가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올해 4분기 중 LG화학 목표 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총 17곳이다. 이번에 목표 주가를 수정한 유안타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의 목표 주가는 모두 90만원 이상으로 평균치는 111만원이다.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을 제외하더라도 현재 주가 수준은 지나친 저평가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지만 결국 이론적인 이야기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재 LG화학의 주가 흐름에 따라 다른 증권사도 목표 주가 하향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주가와 목표 주가의 괴리율이 45%에 달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증권사는 적정 괴리율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LG화학의 주가 하향이 계속된다면 결국 목표 주가를 낮춰야 한다.
 
LG화학-LG엔솔 분사 이후 물적분할 잇따라 주주들 '억울'

증권업계는 기업공개 사상 최대어의 등장에 환호하고 있지만 LG화학 주주들 입장에서는 속이 상한다. 

지난해부터 LG화학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는 대부분 배터리 사업의 실적을 기대하고 베팅한 사람들로 분석된다. LG화학 주주들은 자신들의 투자로 성장한 배터리 사업이 아무런 보상 없이 따로 떨어져 나간다고 하니 억울할 수밖에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LG화학이 배터리 부문을 분사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기존 주주들에게 별도의 보상 없이 물적분할을 선택한 것이 지적받는 부분이다. 만약 인적분할을 택했다면 새로운 투자 유치는 적지만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는 보전된다.

한편 LG화학 사례 이후 재계에서는 물적분할과 자회사 상장을 진행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판박이 행보를 보였다. 2차전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로 분사해 자회사 SK온을 설립했다. SK온은 최근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실시해 3조원대 자금 마련에 나선다. 

CJ도 CJ제일제당과 CJ ENM의 주요 사업부들을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로 만드는 중이다. 한화도 한화솔루션의 첨단소재부문 일부 사업부를 물적분할할 가능성어 높고 포스코는 최근 철강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금융당국·정치권 "관련 제도 개편" 한 목소리

잇따른 물적분할에 지주사에 투자했다가 주가 하락 현상으로 고통받는 주주들이 많아지자 금융당국은 물론 정치권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30일 열린 금융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물적분할 문제는 관심의 대상"이라며 "법적인 부분에서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위는 한국거래소와 함께 물적분할에 따른 지주 할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월 6일 관련 토론회를 열고 물적분할과 관련된 외국 사례 등을 발표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들에게 자회사 주식을 배당하거나 공모 단계에서 신주인수권을 주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상장 규정을 개정해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쪼개기 상장하는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