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중대형 아파트 매매가가 60억원을 넘어서는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맞물리면서 소형 면적보다 중대형 면적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2차 전용 160.28㎡가 지난 18일 신고가인 60억2000만원(11층)에 팔렸다. 이는 작년 12월 거래가인 43억원보다 무려 17억2000만원 상승한 금액이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29.92㎡도 지난달 60억2000만원(34층)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다시 썼다. 1년 전인 지난해 12월 42억7900만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40.69%(17억4100만원) 올랐다. 3.3㎡(평)당 거래가로 환산하면 1억1576만원이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전용 244.6㎡도 최근(11월 29일) 62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직전 최고가인 55억9000만원보다 6억3000만원 상승한 금액이다. 송파구에서는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전용 151㎡가 지난달 42억원(10층)에 거래돼 직전 거래가(35억6000만원)보다 6억4000만원 올랐다.
강남권 대형 아파트는 가격대가 대출 금지선인 15억원을 넘어선 지 오래지만 거래될 때마다 신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거래 절벽 상황에서도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쏠림이 강해지는 만큼 앞으로 고가·저가 아파트 간 가격 차이는 커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J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코로나19가 강남 아파트 평당 2억원 시대도 앞당겼다"면서 "수십 년간 강남권에는 중대형 아파트 공급이 없었기 때문에 수요가 넘치면 가격 상승폭이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가격 랠리 추세면 향후 3년 안에는 (3.3㎡당 2억원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청담동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화된 부동산 대책으로 다주택자들이 제2, 제3 주택을 처분하고 버틸 만한 입지의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면서 "특히 서울 도시재정비사업 활성화로 재건축 기대치가 커지면서 '국평'인 전용 84㎡(30평대)보다 대형 평수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 외곽 지역 집값이 일부 조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강남권 대형 아파트를 찾는 자산가는 여전히 많아 주택 간 가격 차이는 앞으로 더 벌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