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배달료 인상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던 배달의민족 라이더(배달 기사)들이 사측과 합의점을 찾았다. 사측은 직접적인 배달료 인상 대신 100만원에 달하는 보험료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24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는 자회사인 우아한청년들과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플랫폼지부는 이날 노사 협상을 통해 배달료 단체 협상 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우아한청년들은 라이더의 안전한 운행을 위해 연간 최대 100만원의 보험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1년 이상 배송대행 기본계약자 중 1일 20건 이상, 연간 200일 이상 배송 실적이 있는 오토바이 가입자를 대상으로 2년간 보험료를 지원한다.
배달료는 산정 기준을 기존 직선거리에서 내비게이션 실거리 기준으로 변경한다.
아울러 노사는 배달 노동자를 위한 공제조합 출범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공제조합 설립 시 배달 과정에서 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공제조합을 통해 손해배상 등을 지원할 수 있다. 우아한청년들 측은 이를 통해 라이더 안전망 확충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 이번 합의안은 노조의 조합원 투표를 거쳐 가결될 경우에 시행된다.
앞서 노조는 기본 배달료가 3000원으로 7년째 동결 중이라며 이를 4000원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해 왔다. 노조는 지난 6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으며, 전날(23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집회를 열었다.
반면 우아한청년들 측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플랫폼 노동 종사자와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등 성실하게 교섭에 임했다는 입장이다. 개입사업자 신분인 라이더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할 법적 의무는 없지만 플랫폼 노동이 국내에 양질의 일자리로 뿌리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사측은 라이더의 안전 운행에 도움이 되는 조치를 해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아한청년들 측은 “국내 플랫폼 기업 최초로 라이더와 커넥터 전원을 대상으로 산재보험을 가입했고, 라이더 대상 유상운송 보험 가입도 의무화하고 있다”며 “배달 플랫폼 기업·노동조합·학계 전문가 등과 함께 ‘플랫폼 노동 종사자 권익 보장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배달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배차 중개수수료를 폐지했다”고 주장했다.
김병우 우아한청년들 대표는 “이번 교섭을 통해 오토바이 가입자 대상 보험료 지원, 내비게이션 실거리제 도입, 공제조합 설립 등 배달 라이더들의 실질적인 배달 환경 개선을 이룰 수 있게 됐다”며 “함께 수고해주신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배민라이더스 지회에도 감사를 전한다. 앞으로도 배달 라이더들의 안전 강화 및 교육 등 활동을 통해 배달 환경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