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결정을 내리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이를 통보하는 과정에서 참모진들과의 논의 과정이 생략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의 박 전 대통령의 특사 단행과 관련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일체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여당과 협의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누구에게 유리하고 누구에게 불리할지 잘 모르겠다”면서 “선거를 고려했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타이밍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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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은 어깨와 허리 질환 등으로 수술과 입원 치료를 거듭하다가 지난달 22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이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특사와 관련해 “우리는 지난 시대 아픔을 딛고 새 시대로 나가야 한다”면서 “박 전 대통령의 경우 5년 가까이 복역한 탓에 건강 상태가 많이 나빠진 점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적으로 그 판단(시점 판단)은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며 “객관적으로 기준을 정해놓고 이 기준이 합당하면 지금, 합당하지 않으면 3월, 이렇게 기준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런 시기적 선택도 대통령 사면권의 일부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에게 최근) 여론조사든 민심동향이든 보고 드린 바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이나 이재명 대선 후보와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근래 정치적 엄정 중립이라는 대원칙 때문에 그런 만남 자체도 자지하지만, 정치인들과 소통할 때 찬반 의견을 다양하게 들었다”고 일축했다.
청와대는 ‘뇌물, 알선수재, 횡령 등 5대 중대 범죄에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파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원칙 파기인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헌법에 정해진 사면권을 사면심사위원회, 국무회의, 이와 같이 정해진 절차를 걸쳐서 절제된 형태로 행사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번 특사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서는 “두 분의 케이스는 많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제가 본 여론조사에 의하면 두 분의 차이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단순히 수치로 해석하기 어렵고, 국민 공감대라는 잣대를 적용할 때 내용적으로 잘 따져야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