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측이 24일 법원에서 "대장동 사업 당시 성남시의 이익을 우선했다"며 배임과 뇌물수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두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대장동 사업의 모든 결정과 집행은 성남시의 이익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며 "배임 혐의를 전반적으로 부인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이어 "거액을 받았다는 공소사실도 부인한다"며 "세세한 것은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씨 측 변호인도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추가로 제출되는 증거를 보고 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혐의를 인정한 정영학 회계사를 제외한 3명이 모두 첫 공판준비기일에 이어 혐의를 부인한 것이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없이도 진행이 가능해 이날은 변호인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첫 기일에 출석한 유 전 본부장도 이날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유 전 본부장은 김씨 등과 공모해 화천대유 측에 최소 651억원 가량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최소 1176억원에 달하는 시행 이익을 몰아주고 그만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는다. 그는 김씨로부터 5억원,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등으로부터 3억52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하고,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 중 700억원 가량을 받기로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도 받고 있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남 변호사와 김씨, 정 회계사는 유 전 본부장의 배임에 가담한 혐의와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더불어 재판부는 정민용 변호사 사건도 이들의 사건에 병합하기로 했다. 최근 기소된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 등과 같은 재판부에 배당됐다.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 등 '대장동 4인'과 공모해 화천대유, 천화동인 1∼7호에 최소 1827억원의 이익이 돌아가게 사업을 설계하고, 그만큼 공사 측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이들에 대한 1회 공판은 내달 10일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