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권 시절 계엄포고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고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5단독(홍순욱 부장판사)은※ 21일 이 여사의 계엄포고령 위반 혐의 재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1980년 5월 대학생들 시국 농성과 노동자들 집회에 참석한 행위는 행위의 시기와 동기, 목적, 대상, 수단, 결과 등에 비춰 볼 때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형법 20조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공소사실은 범죄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서인선 당시 부장검사)는 지난 4월 이 여사에 대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전두환은 12·12 군사반란으로 지휘권 장악 후 민주화운동과 관련 행위를 반란죄, 헌정질서 파괴 범죄로 봤지만 5·18광주민주화운동 등 헌정질서를 반대한 행위는 정당행위로 범죄가 아니다”라며 무죄를 구형했다.
이 여사의 아들인 전태삼 씨는 이날 재판 직후 “신군부 쿠테타 전두환 계엄군이 저질렀던 만행을 1분 만에 간단하게 무죄로 선고한 것과 법정에 들어가지 못한 심정에 아쉬움이 남고 가슴이 미어지는 듯하다”며 “왜 전태일 어머니 이소선이 전국 지명수배 제1호로 검거돼 군사재판했는지 되돌아보고 심사숙고하고 성찰해야 할 시간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두환심판국민행동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북부지검의 41년 만의 재심청구는 매우 고무적인 사건이지만 뒤늦은 감이 있다”며 “유신 치하와 5공 군부독재 하에서 발생한 국가폭력 사건들, 5·18 외삼청교육대사건 등에 대한 진실규명 작업이 완전하게 이뤄짐으로써 그에 따른 피해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