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맛은 비슷한데 청량감 떨어져요..." 신세계푸드 '브랜드 콜라·사이다' 먹어보니

2021-12-2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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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노리는 '브랜드 음료'...대표가 직접 콜라맨으로 홍보 나서

355mL 용량 대비 저렴한 가격이지만...탄산 부족한 느낌은 아쉬워

탄산음료 시장 틈새 노리는 신세계...노브랜드 버거로 유통망 확보

신세계푸드가 탄산음료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노브랜드 버거로 성공을 거둔 신세계푸드가 이미 확고한 탄산음료 시장에서 틈새를 노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MZ세대 노리는 '브랜드 콜라·사이다'...어떤 차별화?

신세계푸드가 출시한 브랜드 콜라(좌)와 브랜드 사이다(우). [사진=정석준 기자]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지난 14일 ‘브랜드 콜라’와 ‘브랜드 사이다’를 출시했다.

신세계푸드는 ‘왜 콜라와 사이다는 늘 똑같을까’라는 발상에서 시작해 콜라와 사이다 레시피를 자체적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주 타깃층은 MZ세대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복합 콘셉트 스토어인 노브랜드 버거 부산 서면점을 오픈하는 등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콘텐츠를 잇달아 내놓았다.
‘브랜드 콜라‧사이다’ 출시 첫날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가 콜라캔 모양의 의상을 입고 직접 홍보에 나선 것도 MZ세대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서였다. 송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중구의 한 노브랜드 버거 점포에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콜라’와 ‘브랜드 사이다’를 직접 나눠주며 홍보 전면에 나섰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최근 소비와 재미를 함께 추구하는 MZ세대 펀슈머(Fun+Consumer)가 늘고 있는 만큼, 이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콜라와 사이다를 차별화해 새롭게 선보인다면 끊임없이 화제를 일으키며 성장하고 있는 ‘노브랜드 버거’만의 독자적 브랜드 경험을 주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은 ‘브랜드 콜라‧사이다’ 디자인에도 담겼다. 타 탄산음료 제품들이 일관된 배경색을 사용한 반면, ‘브랜드 콜라’는 콜라 하면 떠오르는 빨간색을, ‘브랜드 사이다’는 사이다 하면 떠오르는 초록색을 캔에 절반만 담았다. 그리고 브랜드의 영어 단어 첫 글자인 B가 포인트 요소로 배치됐다.
 

노브랜드 버거가 제공하는 '브랜드 콜라·사이다' 팝아트 스티커. [사진=정석준 기자]

매장에는 새 제품을 출시한 기념으로 다양한 팝아트를 전시해뒀다. 오는 31일까지 각 매장은 ‘브랜드 콜라‧사이다’ 팝아트가 새겨진 스티커를 무료로 배포하며 홍보에 열을 올린다. 신세계푸드는 “각 음료를 상징하는 빨간색과 초록색에 흰색을 배색으로 조합하고, 곳곳에 팝아트적 요소를 더해 간결하면서도 감각적인 예술품으로서의 느낌을 살린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직접 브랜드 사이다와 콜라를 먹어보니 355mL 용량은 햄버거와 함께 먹기에 충분했다. 가격은 1500원이지만 세트 메뉴를 구매하면 추가 요금 없이 선택할 수 있다.

맛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드러났다. 전반적으로 타 제품보다 탄산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또한 브랜드 사이다는 스프라이트의 단맛과 레몬 향이 조금 덜했다. 브랜드 콜라 역시 코카콜라나 펩시보다 단맛이 부족했다.

‘브랜드 콜라‧사이다’를 맛본 20대 A씨는 “디자인은 독특하지만 청량감과 맛은 아쉽다. 햄버거와 먹기에는 잘 어울려도 매장에서 식사할 때는 리필해서 마실 수 있는 타 브랜드 음료를 선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자가 지난 19일 방문한 한 노브랜드 버거 매장에서 식사한 대부분 손님은 리필 음료를 택했다.
 
노브랜드 버거로 탄산음료 시장 틈새 노리는 신세계푸드

지난 14일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가 서울 중구 노브랜드 버거 매장 앞에서 브랜드 콜라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조재형 기자]

사실 신세계그룹 내에서는 탄산음료 시장 도전이 이번이 네 번째다. 신세계는 지난 2007년 이마트를 통해 ‘노브랜드 콜라’를 시작으로 ‘베스 콜라’ 등 가성비를 무기 삼아 탄산음료를 내놓았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탄산음료 시장에서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등을 만드는 한국코카콜라(36.1%)와 칠성사이다를 만드는 롯데칠성음료(30.3%)가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브랜드순으로 보면 코카콜라(23.2%), 칠성사이다(17.5%), 펩시(7.0%), 환타(5.1%), 밀키스(3.6%), 스프라이트(3.2%) 등으로 신세계푸드가 설 자리는 없어 보인다.

신세계푸드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노브랜드 버거를 통해 배달 주문하거나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에 한해서만 ‘브랜드 콜라‧사이다’를 유통한다는 확고한 전략을 내세웠다. 배달 등 온라인을 이용한 탄산음료 유통 비중은 지난해 전년 대비 65.8% 급증했다. 또한 탄산음료가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주로 음식과 함께 세트 형식으로 판매되는 제품이라는 점도 신세계푸드에는 기회다.

노브랜드 버거 유통망 확대 추세도 ‘브랜드 콜라‧사이다’ 흥행에 힘을 보탤 수 있다. 2019년 론칭한 노브랜드 버거는 2년 만인 지난 9월 부산 하단아트몰링점을 열며 150호점을 돌파했다. 노브랜드 버거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올해 상반기 뉴스, 커뮤니티,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12개 채널 22만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6개 버거 브랜드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 호감도에서 1위를 차지하며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빠르고 다양하게 바뀌는 소비 트렌드 가운데 콜라, 사이다는 왜 모두 똑같은 제품을 마시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브랜드 콜라’와 ‘브랜드 사이다’를 선보이게 됐다. 콜라, 사이다에 대한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동시에 ‘노브랜드 버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자적 브랜드 요소로 활용해 호감도를 더욱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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