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LPR 1년물에 대한 금리를 5bp 인하했다. 반면 주식담보대출과 연동되는 5년물은 동결했다. 이날 중국의 금리 인하 소식에도 시장은 하락하며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중국 증시도 잇달아 하락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금리 인하 뉴스에 장 초반 잠시 지수가 상승하기도 했지만 인하 수준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지수는 재차 하락세로 전환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1%(54.73포인트) 하락했으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항셍지수도 각각 1.07%(38.76포인트), 1.79%(414.24포인트) 하락하며 부진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시장 부진은 미국 사회지출법안 통과 실패와 오미크론 확산, 중국의 모호한 금리 인하를 이유로 들었다. 특히 긍정적인 재료로 생각됐던 중국의 금리 인하 조치가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서상영 연구원은 “금리 인하 규모가 예상보다 작았으며, 금리 동결 후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했다면 그나마 괜찮았을 수도 있었다”면서 “그렇지만 모호한 금리 인하로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되면서 이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고,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금리 인하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에 영향을 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최근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내년까지 기준금리 3회 인상을 예고했다. 이에 더해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국내 금융시장도 글로벌 긴축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 역시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신호) 발언의 영향으로 안전 자산 수요가 높아지면서 전 거래일 종가보다 9.9원 오른 1190.9원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통상 국내 경제·금융 상황을 1차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현재 국내의 경우 가계부채 급증 등 금융 불균형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내년 1월 또는 2월께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물가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선 추가 금리 인상이 필수적인 상황이라 중국의 금리 인하가 국내 금융시장이나 금리 인상 기조에 영향을 주기엔 역부족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