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인 20일 오전 7시 20분께 서울 지하철 5호선 군자역에서 방화행 열차가 10분가량 멈춰 섰다. 평소라면 바로 문을 닫고 승강장을 떠나 네 정거장 떨어진 왕십리역에 도착했을 시간이다. 웬만해선 약속 시각을 어기지 않는 한국 지하철이 늦어질 땐 불가항력적인 일이 일어난 것임이 틀림없다. 일종의 '지각 전조 현상'이다.
불길한 예감은 바로 맞아떨어졌다. 머지않아 지하철 안내방송에선 "왕십리역에서 장애인단체가 기습 시위를 해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기관사의 말이 흘러나왔다.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발은 묶였지만, 손가락은 바빠졌다. 한 직장인은 보던 유튜브 영상을 끄고 지하철 노선도 앱을 '새로고침'하기 시작했다. 운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도착 예상 시간을 점쳐보려는 것이다. 다른 직장인은 더는 지하철에서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단 판단에 열차에서 내려 계단으로 뛰어 올라갔다. 열차는 운행이 중단된 동안 문을 열어둔 채로 대기했고, 뒤늦게 역에 도착한 승객들까지 열차에 올라타면서 까치발까지 들어야 하는 상황이 오자 한쪽에선 깊은 한숨 소리가 흘러나왔다.
불길한 예감은 바로 맞아떨어졌다. 머지않아 지하철 안내방송에선 "왕십리역에서 장애인단체가 기습 시위를 해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기관사의 말이 흘러나왔다.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발은 묶였지만, 손가락은 바빠졌다. 한 직장인은 보던 유튜브 영상을 끄고 지하철 노선도 앱을 '새로고침'하기 시작했다. 운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도착 예상 시간을 점쳐보려는 것이다. 다른 직장인은 더는 지하철에서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단 판단에 열차에서 내려 계단으로 뛰어 올라갔다. 열차는 운행이 중단된 동안 문을 열어둔 채로 대기했고, 뒤늦게 역에 도착한 승객들까지 열차에 올라타면서 까치발까지 들어야 하는 상황이 오자 한쪽에선 깊은 한숨 소리가 흘러나왔다.
5호선 열차가 줄줄이 멈춰 서면서 비자발적으로 열차 안에 감금된 승객들은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실시간 상황을 공유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5호선 지하철 운행이 중단돼 역마다 택시 잡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택시는 한 대도 안 잡히고 버스마저 미어터져 무정차로 지나가고 있다. 버스 문도 고장 날 판"이라고 했다. 5호선 열차 운행 중단이 몰고 온 나비효과인 셈이다.
수천 명이 탄 지하철을 멈춰 세운 건 다름 아닌 바퀴 4개 달린 전동 휠체어였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5호선 왕십리역을 비롯해 여의도역과 행당역 등 역 곳곳에서 '이동권 보장 요구'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휠체어 바퀴를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 비좁은 틈에 끼워 문이 닫히지 못하게 막아 시위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승강장 안전문이 파손되기도 했다.
열차 운행 지연으로 출근 시간을 넘겨 도착할 것이 예정된 상황.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지각할 거 같단 메시지를 회사 단톡방에 공유하니 '네넵'이란 경쾌한 답변이 돌아왔다. 앞서 지난 3일에도 전장연 시위로 열차 운행이 중단된 바 있어 "오늘도 전장연 시위로 막히는군요. 조심히 오세요"란 의미가 함축된 한마디였다. 한 역마다 10분씩 지체하던 지하철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도착해서야 차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군자역에서 지연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 지 1시간이 지난 오전 8시 20분께였다. 평소라면 7시 50분쯤 도착했을 시간. 하지만 전장연 시위로 약 40분간 지하철에 발이 묶인 것이다.
전장연이 이달만 두 차례 출근길 기습 시위를 벌이자 온라인에선 "왜 바쁜 시간대에 이러느냐"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전장연 측에서도 할 말은 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맞닥뜨린 문제를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단 이유에서다. 지난 3일 시위에 참가한 한 장애인은 "점잖게 투쟁하면 세상은 절대 알아주지 않더라. 우리 요구를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지하철을 붙잡아야만 했다"고 했다. 다시 말해 처벌을 각오하고서 지하철에 전동 휠체어를 들이민 것이다.
수천 명이 탄 지하철을 멈춰 세운 건 다름 아닌 바퀴 4개 달린 전동 휠체어였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5호선 왕십리역을 비롯해 여의도역과 행당역 등 역 곳곳에서 '이동권 보장 요구'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휠체어 바퀴를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 비좁은 틈에 끼워 문이 닫히지 못하게 막아 시위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승강장 안전문이 파손되기도 했다.
열차 운행 지연으로 출근 시간을 넘겨 도착할 것이 예정된 상황.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지각할 거 같단 메시지를 회사 단톡방에 공유하니 '네넵'이란 경쾌한 답변이 돌아왔다. 앞서 지난 3일에도 전장연 시위로 열차 운행이 중단된 바 있어 "오늘도 전장연 시위로 막히는군요. 조심히 오세요"란 의미가 함축된 한마디였다. 한 역마다 10분씩 지체하던 지하철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도착해서야 차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군자역에서 지연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 지 1시간이 지난 오전 8시 20분께였다. 평소라면 7시 50분쯤 도착했을 시간. 하지만 전장연 시위로 약 40분간 지하철에 발이 묶인 것이다.
전장연이 이달만 두 차례 출근길 기습 시위를 벌이자 온라인에선 "왜 바쁜 시간대에 이러느냐"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전장연 측에서도 할 말은 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맞닥뜨린 문제를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단 이유에서다. 지난 3일 시위에 참가한 한 장애인은 "점잖게 투쟁하면 세상은 절대 알아주지 않더라. 우리 요구를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지하철을 붙잡아야만 했다"고 했다. 다시 말해 처벌을 각오하고서 지하철에 전동 휠체어를 들이민 것이다.
전장연은 이 같은 작전이 효과적이라는 입장이다. 출근 선전전 성과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가 오는 22일 열리는 데다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개정안이 심사 안건으로 상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를 향한 전장연의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전장연은 기본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주체인 기획재정부가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중앙정부 예산 책임 규정에 반대해 장애인 이동권에 먹구름이 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변재원 전장연 정책국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착한 장애인은 개인의 삶을 바꿀 수 있지만, 나쁜 장애인은 제도를 바꿀 수 있다. 이번 생은 악역으로 살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변재원 전장연 정책국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착한 장애인은 개인의 삶을 바꿀 수 있지만, 나쁜 장애인은 제도를 바꿀 수 있다. 이번 생은 악역으로 살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