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한 어린이가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내 주요 경제연구원들이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3% 안팎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상황 모두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코로나19가 다시 창궐함에 따라 정부의 방역 지침이 고강도로 돌아서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도 주요 변수 중 하나다. 대외 요인도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어 한국 경제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내년 경제 최대 변수, 코로나 재확산세와 오미크론
민간경제연구기관인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 후반대다. 이는 앞서 두 기관이 각각 제시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3.9%·3.8%)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12일 발표한 '2022년 국내외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3.3%, 한국은행·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0%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방역 규제가 수시로 재개되겠지만 전반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위기 대응 보조금 지급도 사라지면서 수요가 점차 서비스 부문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내 경기 상승을 주도했던 수출의 활력을 크게 떨어뜨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제시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10월 내놓은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한국 경제는 경기 회복세를 지속하나 올해와 비교해 성장률은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에는 주요국 경기 성장세가 약화해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국내에서는 경제주체들의 경제활동 제한이 해소돼 지난해와 같은 급격한 활동 위축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으며, 정부 부문의 성장 기여도는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 배경을 설명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코로나19 재확산세에 오미크론 등장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 내년 경제 충격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경기 하강 신호 속 오미크론발 경착륙 리스크 직면' 보고서를 통해 "오미크론 확산으로 소비 심리가 약화하면 내년 1분기에 2020년 상반기만큼 경제 충격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경제연구기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그래픽=아주경제]
정부 "내년 3%대 성장 목표"···연착륙 가능할까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내수가 회복하면서 한국 경제가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KDI는 코로나19 백신 보급 등으로 민간소비가 견실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반도체산업 호조 영향으로 설비투자가 양호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세계 경제 회복세가 완만해지면서 상품 부문의 가파른 증가세는 점차 둔화하겠으나 서비스 부문은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위험 요소도 상존한다. 원자재 수급 불균형, 물류 차질 장기화 등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면 회복세를 보이는 경제 회복세가 지체될 수 있다. 또한 정부의 방역 조치와 경제정책 정상화의 연착륙 여부에 따라 한국 경제의 성장 경로가 크게 좌우될 수도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둘러싼 여러 변수가 곳곳에 포진해 있는 가운데 정부가 20일 발표할 '2022년 경제정책방향'에 이목이 쏠린다. 최근 정부는 내년 한국 경제 목표를 '3%대 초반 성장'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다시 창궐하는 코로나19 확산세와 일파만파 퍼지는 오미크론, 연준의 금융정책 등이 찬물을 끼얹으면 내년 경제성장률이 3%대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