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유인' 운영 고심하는 '무인' 점포 사장님들

2021-12-1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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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당국, 방역패스 계도기간 끝내고 본격적으로 단속 시작

무인점포 업자들 "인건비 주고 방역패스 확인 직원 고용해야"

중대본 "관련 업자분들 어려움 인지하고 보완 대책 검토 중"

방역 당국이 방역패스 적용 방안을 발표하자 무인점포 사장님들이 울상을 지었다. 이들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무인’ 운영 시스템을 선택했지만, 방역패스 위반 처벌을 피하고자 유인으로 운영하는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무인점포 업자 호소 "인건비 주고 방역패스 확인 직원 고용해야"

지난 5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학생들이 입장 전 무인 온도측정 시스템으로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인점포는 코로나 팬데믹 동안 가장 주목받은 사업 중 하나다. 무인점포는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제 침체 분위기에 인건비 절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인기 있는 투잡 사업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9월과 2021년 1~9월 주요 업종별 가맹점 신규 개설 현황을 비교한 결과 자동판매기 등 무인결제 신규 가맹점은 440% 폭증했다.
하지만 15일 자영업계에 따르면 최근 방역 당국이 실시한 방역패스 제도를 두고 무인점포 운영 업자들 사이에서 곡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충남 당진의 한 자영업자는 “인건비나 여러 사정으로 무인점포를 운영하려는 것인데 방역패스 확인을 위한 인원이 (가게에) 상주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 법안을 마련하는 분들이 무인점포를 방문해보신 적이 없는 것 같다”며 불만을 표했다.

무인 스터디카페를 운영 중인 한 누리꾼은 “사장님이 상주하거나 알바를 쓴다는 말은 꺼내지도 말아야 한다. 무인이라 투잡으로 운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24시간 동안 알바를 고용하면 그 어마어마한 알바비는 누가 주냐”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무인 매장을 여러 곳 운영해서 방역패스 때문에 각 구청 위생과에 전화했는데, 어떤 곳은 ‘방역패스 대상이다’, 어떤 곳은 ‘상위기관에 문의하겠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제대로 알고 방역패스를 진행하는지 의문스럽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기자가 한 지방자치단체에 사업장 방역패스 적용 여부에 대해 문의한 결과 부처 간 책임 미루기 현상이 나타났다. 해당 지자체 방역 관련 부서 관계자는 “방역패스 기준인 자영업자 분류는 소상공인 관련 부서 담당이다”라고 안내했다. 반면, 소상공인 관련 부서 관계자는 “방역패스 등 코로나 관련 업무 관할은 타 부서”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같은 무인 운영 형식이라도 업종 분류에 따라 방역패스 적용 여부가 나뉘는 혼란도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 6일부터 방역패스 적용 대상을 식당·카페, 학원, 영화관, 공연장, 독서실, 스터디카페, 멀티방, 피시방, 실내 경기장, 박물관, 미술관, 파티룸, 도서관, 마사지·안마소 등으로 확대했다.

이 중 스터디카페, 카페, 코인노래방 등은 무인점포라도 방역패스를 적용받는다. 반면, 무인빨래방 등 자판기판매업으로 영업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방역패스 비대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부금 스터디카페독서실연합회 회장은 “스터디카페는 공간 임대업에 해당하는데 청소년이 주로 다니는 업종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적용받는 것 같다. 이곳은 다른 카페나 식당처럼 2명 이상이 오는 곳이 아니라 처음부터 1인이 방문하는 곳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단속이 들어와서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는 대상이라는 권고를 받았다. 인건비를 주고 일일이 방역 패스를 확인하는 직원을 상주시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방역 당국 "관련 혼란 인지하고 보완 대책 검토 중"

5일 경기 수원 권선구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학생들이 자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역 당국도 이러한 허점을 인지하고 해결책을 검토 중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무인점포의 경우) 등록한 업종에 따라서 방역패스가 적용된다. 자유업으로 등록된 경우에는 영업 형태를 보고 가장 유사한 업종에 따라 규제를 받는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방역 수칙이 전반적으로 이러한 기준으로 시행 중이다. 방역패스는 무인·유인 형태와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되고 다중이용시설이 무인점포라도 관리 책임자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무인점포 관련 어려움에 대해서는 현장 점검에 나서는 지자체와 소관부처에서도 말씀을 해주시는 부분이다. 다른 보완 방안을 계속 검토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수도권과 비수도권 내 사적 모임은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각각 6인, 8인까지 허용된다. 사적 모임 참석자는 최대 1명을 제외하고 모두 방역패스 인증을 받아야 한다.

방역패스 유효기간은 백신 2차 접종일 때부터 14일∼6개월(180일)이며 PCR 검사 후 문자 발신 일시나 서류에 기재된 음성 결과 등록 시점부터 24시간이 경과한 날의 밤 12시까지도 인정된다.

방역 패스를 위반한 손님은 과태료 10만원의 처벌을 받는다. 해당 시설 운영자는 과태료 150만원을 내고 10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방역패스 관련 수칙을 2번 이상 위반하면 과태료는 최대 300만원까지 늘어나며 영업정지 처벌은 폐쇄 명령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지난 13일부터 방역패스 적용 계도기간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단속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전자예방접종 증명서 앱 '쿠브(COOV)' 앱 오류 등을 이유로 이날부터 위반 사례에 대해 과태료 부과를 시작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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