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수상 성적
1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 제네시스, 기아의 주요 모델들이 지난 1년 동안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다수 수상하면서 신차에 대한 평가도 좋아지는 동반 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다.
북미와 유럽의 자동차 단체와 유력 매체가 발표하는 ‘올해의 차’ 가운데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10개 시상식의 주요 수상 내역을 분석해보니 올해의 차 종합우승 최다 선정 제조사는 현대자동차그룹이었다.
각 국가와 주최 측에 따라 올해의 차 최고상(Winner)과 부문별(Category Winner) 수상 내역을 발표하는데 현대차그룹은 총 10개 시상식에서 6개의 최고상을 받았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전문 미디어 톱기어가 현대차를 올해의 차로 선정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톱기어는 아시아 제조사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인색한 편이다. 특히 현대차그룹 차종은 한 번도 선정된 적이 없었다. 2000년대 초반 현대차를 바퀴 달린 냉장고와 세탁기에 비유했던 톱기어가 현대차를 최고의 자리에 올렸다는 사실 자체가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의 차에 선정된 현대차그룹 차종을 보면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으로 전기차에 대한 호평이 많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모터트랜드 올해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선정된 GV70를 비롯해 GV80는 캐나다 올해의 유틸리티를 수상했다.
글로벌 톱3 노린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유력 자동차 전문 기관과 매체들의 호평은 현지 판매와 시장점유율 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에서는 SUV 모델과 제네시스, 친환경차 판매가 큰 폭으로 성장하며 올해 누적 실적 기준으로 최고 기록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종별로는 현대차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와 기아 텔루라이드, 쏘렌토 등 SUV 모델이 인기를 끌며 현지 판매 가격도 끌어올리고 있다. 미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트루카에 따르면 현대차 11월 평균 판매 가격은 대당 3만3861달러(약 4000만원)로 전년 대비 11.4% 상승했다. 기아는 3만1386달러로 12.8% 상승하며 전체 신차 평균 거래 가격 상승 폭(8.6%)을 상회한다.
또 11월까지 기아와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하면서 현대차그룹의 11월 미국 시장 점유율은 9%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현대차·기아가 연간 기준 처음으로 혼다를 제치고 미국 5위 완성차 업체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유럽시장에서도 입지를 크게 넓혀가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10월까지 판매 실적은 각각 42만7015대와 43만525대로 합산 시장점유율 8.6%를 기록하며 BMW와 도요타를 제치고 점유율 4위를 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전기차 판매대수는 10월까지 누적 10만4883대(현대차 5만6637대, 기아 4만8246대)를 기록하며 유럽 시장에서 처음으로 연간 기준 전기차 판매 10만대를 돌파했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전 세계 판매량을 보면 지난 9월까지 505만대로 3위인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549만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공급이 지연되면서 예측 대비 성장 폭은 줄었으나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와 친환경차 트렌드 확산으로 전기차(BEV) 출시가 본격화되고 SUV 선호가 지속됨에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며 “ 이런 경쟁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조직문화 개선 등으로 민첩하고 정교해진 의사 결정과 연구개발에 대한 효율적인 투자 및 전략적인 선택과 집중 등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