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칭화유니그룹 산하 상장사 쯔광궈웨이(紫光國微, 자광국미, 002049, SZ)는 전날 밤 공시를 통해 중국 사모펀드인 와이즈로드캐피털(智路资本), 베이징 젠광자산관리(北京建广资本, JAC캐피털)가 이끄는 컨소시엄이 칭화유니 등 7개 그룹의 실질적인 합병 및 구조조정을 위한 최종 전략적 투자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컨소시엄은 칭화유니와 협력해 구조조정 방안 초안을 작성할 계획이다. 방안 초안은 채권자와 인민법원이 승인하면 효력이 발생한다. 중국 파산법에 따라 칭화유니그룹의 구조조정 시한은 내년 2월 말까지로, 그전에 합의가 끝날 것이라고 차이신은 전했다.
와이즈로드캐피털과 JAC캐피털은 중국 국무원 산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가 지분의 절반 이상을 가지고 있는 사모펀드로, 최근 반도체 장비 및 재료 기업에 투자를 단행해왔다.
와이즈로드캐피털은 앞서 한국 매그나칩반도체를 14억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엔 세계 1위 반도체 검사·패키징 업체인 대만 ASE테크놀러지(日月光投資控股)를 인수하는 등 반도체 분야에서의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JAC캐피털도 중국 스마트폰 부품업체인 원타이커지 자회사 안스반도체(영문명 넥스페리아)의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다.
다만 칭화유니 인수와 관련해 세부 거래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에선 앞서 전략투자자 신청 후보들이 500억∼600억 위안(약 9조~11조원) 선에서 칭화유니를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타진한 만큼 비슷한 규모로 인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실 앞서 칭화유니 인수에 참여한 7개 전략투자자 중 가장 유력한 후보는 유일한 민영기업인 알리바바였다. 하지만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로 최종 협상에서 어그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알리바바가 칭화유니를 인수할 가능성이 컸지만, 미국 증시 상장사이기 때문에 민감한 중국 내 데이터가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인수가 막판에 무산됐다. 이와 관련 현재까지 알리바바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상황이다.
최종 전략투자자가 선정되면서 1년 넘게 진행된 칭화유니의 구조조정 작업도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돌입하게 됐다.
칭화유니는 칭화대가 51% 지분을 보유한 반도체 설계·제조사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와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업체다. 하지만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과도한 투자로 부채가 쌓이면서 지난해 10월 결국 첫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칭화유니 총자산은 2966억 위안으로, 이 중 부채는 2029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확정된 채권 규모는 1081억8100만 위안(약 20조원)에 달한다고 증권시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