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쩍않던 서울 집값, 3중고에 '흔들'…강북 아파트부터 무너지나

2021-12-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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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관악 등 중저가 아파트 몰린 지역 타격 커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통신] 

정부의 잇단 규제에도 꿈쩍 않던 서울 집값 바벨탑이 대출규제, 금리인상, 종합부동산세(종부세) 3중 융단폭격에 흔들리고 있다. 중저가 아파트들이 밀집한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자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집값 하락 전환 가능성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다섯째 주(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주 0.11%에서 0.10%로 상승폭이 줄며 6주 연속 둔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심리 및 거래활동 위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그간 매물 부족 현상을 겪었던 일부 지역도 매물이 소폭 증가하며 6주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밝혔다.
 
특히 중저가 아파트들이 몰려 있는 강북구는 1년반 만에 상승세가 멈췄다. 강북구는 지난주 0.02%에서 0.00%로, 보합으로 전환했다. 강북구는 이달 둘째 주 0.04%, 셋째 주와 넷째 주 연이어 0.02%를 기록한 뒤 이번주 0.01%로 내려오는 등 빠른 속도로 오름폭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관악구도 마찬가지다. 11월 둘째 주 0.06%를 기록한 뒤 0.04%→0.03%→0.01로 상승폭이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권역별로 보면, 이달 들어 은평·서대문·마포구가 있는 서북권의 아파트 매맷값 상승폭이 11월 첫째 주 0.2%에서 이번주 0.13%로, 0.07%포인트(p) 줄며 가장 가파른 둔화세를 나타냈다. 서북권은 매매수급지수가 지난주 97.4를 기록하는 등 서울 5개 권역 가운데 매수심리가 가장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는 지역이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지면서, 집값 상승폭도 빠르게 축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 0.05%p, 도심권(종로·중·용산구) 0.05%p, 동북권(노원·도봉·강북 등) 0.04%p, 서남권(양천·동작구 등) 0.04%p 등 순이다.
 
실제 정부의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효과는 중저가 아파트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KB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1월 서울 2분위 아파트 평균가격은 8억7104만원으로 전달(8억7909만원) 대비 0.92% 떨어졌다. 같은 기간 3분위 가격도 평균 11억126만원에서 11억70만원으로 0.05% 하락했다.
 
2·3분위는 서울 아파트 가격을 다섯 구간으로 나눴을 때 각각 하위 20~40%, 40~60%에 해당하는 중저가로, 2분위 평균은 2019년 10월 이후 2년 1개월 만에, 3분위는 2019년 6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하락한 것이다.
 
강남구 A 중개업소 대표는 “강남은 애초 대출이 막혀 있어서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에 따른 타격이 작은 편”이라며 “집주인들이 종부세 고지서를 받은 뒤 강북이나 수도권 아파트를 팔고, 강남권 똘똘한 한 채만 남겨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년에 대선이 열리고 정치권에서 양도소득세 완화 관련 언급이 지속 나오면서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반면, 노원구 등 강북지역에서는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완화가 시행되면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일부 나타날 것으로 봤다. 노원구 B중개업소 대표는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매수문의가 아예 사라져 집주인들의 당혹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양도세 완화 이후 매물이 더 늘 것 같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 기대감도 식고 있다. 부동산R114가 올해 11월 10일부터 24일까지 15일간 전국 1311명을 대상으로 ‘2022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48%가 상승을, 14%가 하락을 선택했다. 여전히 상승 응답이 많은 편이지만, 직전 조사인 2021년 하반기(상승 62%, 하락 7%)와 비교하면 하락 응답이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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