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착어의 보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는 뜻깊은 학술포럼이 열렸다.
제2회 유네스코·겨레말큰사전 국제학술포럼이 11월 25일과 26일 이틀간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된다.
이번 국제학술포럼은 개막식, 1세션, 2세션, 특별세션으로 구성되어 진행되며 토착민들이 토착어 작품들을 낭송한 영상은 포럼 누리집(홈페이지)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
개막식은 염무웅 사업회 이사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한경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의 환영사,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영상 축사를 비롯해 김동기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대사, 도종환 국회의원 순으로 영상 축사가 진행됐다.
이 장관은 “인류의 소중한 유산인 토착어를 미래의 세대로 전하기 위한 노력에 한마음으로 동참하고 계신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장관은 “언어에는 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의 역사, 문화, 정신이 담겨 있다. 남과 북이 서로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우리가 하나의 역사, 문화, 정신을 공유하는 한겨레임을 보여주는 표상이다”라며 “겨레말큰사전 공동 편찬 사업은 남북이 함께 우리말을 보존하는 의미 외에도 통일의 문화적 토대를 만드는 첫걸음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지는 △1세션(1일차 11월 25일)은 ‘토착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토착어로 문학하기’ △2세션(2일차 11월 26일) ‘언어인류학적 관점에서 토착어로 문학하기에 관한 모색’, △특별세션(2일차 11월 26일) ‘제주어와 함경도어 그리고 겨레말큰사전’ 등 총 3개로 구성되어 있다.
1세션에서는 멕시코의 시인 알레한드라 사실 산체스 찬(마야딴어), 과테말라의 시인 미겔 안헬 옥슬라흐 쿠메스(마야 카치켈어), 네팔의 시인 쇼바 수누와르(수누와르어), 케냐의 시인 응제리 왕가리(기쿠유어), 나이지리아의 시인 콜라 투보순(요루바어) 등 토착어 창작자들이 토착어 작품과 창작 과정을 발표하고 토착민들이 낭송한 영상을 공개했다.
2세션에서는 미국의 시인 오펠리아 세페다와 소설가이자 사업회 부이사장 정도상이 언어인류학적 관점에서 토착어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토착어를 사용하는 젊은 세대 작가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토론한다.
마지막 특별세션은 겨레말큰사전에서 채집하고 보존하는 지역어에 주목하고자 마련되었으며, 시인 강덕환(제주어)과 시인 송시연(함경도어)이 참여해 지역어로 창작한 작품을 지역민이 낭송하는 영상과 창작 과정을 소개한다. 더불어 ‘제주어의 문학적 상상력과 겨레말큰사전’을 주제로 문학평론가 고명철이 ‘구술성과 문자성의 가역반응’과 ‘구미중심의 탈근대성’에 대한 발제를 할 예정이다.
사업회 관계자는 “유네스코·겨레말큰사전 국제학술포럼을 통해 앞으로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 형성뿐만 아니라 우리 겨레말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토착어 발전의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데 앞장서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염무웅 이사장은 “언어는 사람들이 매 순간의 실생활에서 사용될 때 살아있는 존재가 된다”면서 “토착어로 창작을 하고 토착어 시를 낭송하는 것이 토착문화 수호의 최전선임을 거듭 확인한다”라고 말했다.
2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국제학술포럼은 유네스코 본부(사무총장 오드리 아줄레)가 협력하는 행사로, 국내외 토착어 문학 창작자와 토착민(토착어 사용자)들이 참여해 실현이 가능한 토착어 보존과 발전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지난 2월에 열린 제1회 행사에서는 국내외 언어 전문가들이 참여해 토착어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유엔이 지정한 ‘세계 토착어 10년(2022~2032)’ 홍보 및 동참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세계 토착어 10년에 적극 동참하고 토착어 보존과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토착어 작품을 수집하고 공유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나아가 언어와 사전의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토착어 보존 플랫폼 구축, 담론의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번 주제는 지난 행사에서 사업회가 유네스코 본부에 토착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토착어로 문학하기’ 시범사업을 제안했고, 유네스코의 추천으로 해외 토착어 작가를 선정했다. 초청 연사로는 한국, 미국, 멕시코, 과테말라, 네팔, 케냐, 나이지리아 등의 토착어 문학 창작자들과 겨레말큰사전, 유네스코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