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년부터 교육과정이 개정된다. 고교학점제에 맞춰 국어·영어·수학 수업 시간이 105시간을 줄어드는 게 핵심이다. 주요 과목 비중을 줄이고 다양한 분야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2025년부터 초등학교에 처음으로 선택과목이 도입된다. 현재 운영 중인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축소되고, 진로 연계 학기가 새로 추가된다.
수업·학사 운영 기준 '단위'에서 '학점'으로
가장 큰 변화는 2025년부터 전면 시행을 목표로 하는 '고교학점제'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생처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듣고 기준 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제도다. 세부적으로는 교과 학점이 174학점, 창의적 체험 활동이 18학점으로 조정된다. 1학점 수업량도 현행 17회(50분 기준)에서 16회로 줄인다. 필수이수학점은 현행 94단위에서 84학점으로 줄어들고 자율이수학점은 현행 86단위에서 90학점으로 늘어난다.
공통 과목인 국·영·수 필수 이수 단위는 현행 10단위에서 8학점으로 축소된다. 한 과목당 수업 시간은 현행 141.7시간에서 106.7시간으로 35시간씩 줄어든다. 이에 따라 국·영·수 세 과목의 총 수업 시간은 105시간 감소하게 된다.
고등학교 사회 일반 선택과목은 한국지리·세계사·정치와 법·경제·윤리와 사상 등 9개 과목에서 4개 과목(세계시민과 지리·세계사·사회와 문화·현대사회와 윤리)으로 축소된다. 정치·경제·법과 사회 과목 등은 진로 선택과목으로 편제됐다.
다만 논란이 됐던 한국사 수업 시간은 반발에 부딪혀 기존 6단위에서 6학점으로 단위만 바뀌고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현장에서 한국사의 암기 위주 교육과정 운영에 부족함이 있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수를 유지하면서 탐구형과 체험형 등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암기식 학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초등학생 '선택과목' 도입...자유학기제는 축소 운영
초등학교에는 2024년부터 선택과목이 도입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까지는 학년당 2개 과목씩 선택해 운영할 수 있다. 다만 선택과목 운영은 시도교육청과 각 학교가 68시간 범위에서 역량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중학교 1학년에 대해 운영 중인 자유학기제도 바뀐다. 지금까지는 학교에 따라 중학교 1학년의 자유학기와 자유학년 시간이 170시간이었다. 2025년부터 한 학기에 102시간 운영하도록 축소한다.
다만 3학년 2학기가 되면 창의적체험 활동이나 진로 활동을 하는 진로 연계 학기를 도입한다. 진로 연계 학기는 교과 내용 연계와 진로 설계, 생활 적응을 위해 마련됐다. 상급 학교 진학 직후나 직전인 초등학교 1학년 1학기와 6학년 2학기, 고등학교 3학년 1학기 등에도 일부 기간이 활용·운영된다.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중학교 자유학년제가 시행되면서 학교가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시간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간 평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며 자유학기제 축소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디지털 기초 소양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도 본격화된다. 학교별로 자율적인 정보 교과목 편제와 교육과정 편성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 초등학교는 34시간, 중학교는 68시간을 학교 자율시간과 정보 또는 실과 시간으로 편성할 수 있다. 고등학교에서는 정보교과와 관련 선택과목이 신·개설된다.
한편 2022 교육과정에 맞춰 2028학년도부터 적용될 새로운 대입제도는 2024년 발표될 예정이다. 대입 제도 개편은 내년 출범 예정인 국가교육위원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유 부총리는 "지금과 같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방식으로는 (적용이) 어려운 혁신적인 교육과정 개정이 예고돼 있기 때문에 대입제도와 관련해서는 정책 연구와 각 분야의 의견 수렴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설립되는 국가교육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