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 전자株 들고 꿈쩍 않던 외국인들, 이재용 美 행보에 꿈틀

2021-11-17 22:30
  • 글자크기 설정
올해 10월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견인한 외국인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북미행 이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월 들어 이 부회장의 해외출장 소식이 유력시되자, 잇달아 매수 주문을 넣고 있는 상황. 월간 누적 거래금액은 여전히 매도 규모가 크지만, 이 부회장이 지난 14일 출국한 날을 기점으로 총 1700억원 이상의 주식을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0.84% 내린 7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부회장이 출국한 다음날인 15일부터 이틀째 이어진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진 모양새이나 외국인들이 잇달아 순매수에 나서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지난 11일에는 51.17%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15일 51.19%에서 16일 51.20%로 늘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북미 출장을 떠나면서 차오른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난 14일 김포공항 전세기편으로 출국한 이 부회장은 캐나다 토론토를 거쳐 미국 뉴욕, 보스턴 등에 머물며 미국 법인 관계자들로부터 현지 상황을 보고받는 한편 반도체와 백신, 이차전지(배터리) 등 삼성전자의 미래 사업 관련 파트너사들을 두루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대형 인수합병(M&A)을 구체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의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2공장 건설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사실상 낙점됐다는 현지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공교롭게 이 부회장이 미국에 입성한 15일(현지 시간), 삼성전자가 테일러시와 유력하게 후보지로 검토하던 오스틴시 매너 교육자치구 웹사이트에서 파운드리 관련 세금감면 신청서가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오스틴시 인센티브와 관련 오스틴시와 트래비스 카운티, 매너교육자치구 등 3곳과 협상을 벌여왔는데, 이 가운데 한곳이 게재한 신청서 내용을 삭제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테일러시와 오스틴시 등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으며, 최종 부지는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미국 출장기간 동안 직접 현지 정·재계 관계자들을 만나 투자 계획을 최종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노리는 ‘이재용 효과’는 이 부회장의 방미기간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적어도 이 부회장이 재판 일정으로 귀국해야 하는 25일 전후까지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에는 파운드리 부문과 M&A 관련해 단기 내 뚜렷한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어온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 부회장의 방미를 계기로) 이러한 기대감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여부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의 향후 행보가 크게 좌우될 듯하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캐나다·미국 출장을 위해 지난 14일 오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먼저 캐나다에 있는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방문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파운드리 공장 부지 등에 대해 최종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