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저식 탄소 정책] ‘지구 살려야 하지만’…당장은 숨 막히는 기업들

2021-11-1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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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상향된 감축 목표에 불만 목소리

정부와 가교, 최태원 상의회장 역할 기대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가 상향 조정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자연스레 재계에서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대한상의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으로 개최한 '제2차 탄소중립 산업전환 추진위원회'에 참석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에 대해 논의했다. 산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에 위원회가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초 정부는 최근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았던 2018년 대비 40% 감축을 목표로 하는 NDC를 확정해 발표했다. 이는 2018년 대비 26.3% 감축 목표였던 기존안보다 대폭 상향 조정된 수준이다.

목표 조정 영향으로 국내 기업의 부담은 크게 늘었다. 이에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정부와 기업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는 최 회장이 대한상의를 통해 정부와 정책 조율에 참여해 기업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만들어둔 덕분이다. 최 회장과 대한상의는 지난 4월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 함께 탄소중립 산업전환 추진위원회를 구성·출범시켰다.

추진위원회는 '탄소중립 산업구조 전환촉진 특별법' 제정 추진 등을 검토하기로 확정된 만큼 정부 정책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추진위원회 등을 통해 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면 기업의 사정이 반영된 탄소중립 규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최 회장도 기업의 고충을 전달하면서 정부의 재정적 뒷받침을 요청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개최된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기업 혼자 힘으로 탄소중립기술 개발과 환경산업 육성을 할 수 없는 만큼 2022년에 조성할 기후대응기금과 정부 연구·개발 자금을 적극적으로 투입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3월 대한상의 회장직을 맡게 된 최 회장은 재계에서 정부와 기업 사이의 소통과 협력을 견인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최 회장이 4대 기업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대한상의 회장을 맡게 돼 한층 무게가 실렸다는 평가다.

또한 최 회장이 SK그룹에서 적극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이끌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요소다. SK그룹에서의 경험을 활용해 국내 기업의 탄소중립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최 회장은 이날 추진위원회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마라톤에서 선진국에 비해 출발마저 늦은 상황이라 민관이 협력해야 한다"며 "규제 위주보다 탄소감축 잘하는 기업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혁신적 탄소감축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가운데)이 4월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탄소중립 산업전환 추진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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