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공 시절 떠올린 李 "줘 터지지 않으려고 죽을 힘 다해 공부"

2021-11-1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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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시 학원, 피곤했지만 행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소년공 시절을 회상하며 "죽을 힘을 다해 공부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연재 중인 웹자서전 11편에서 "퇴근하면 곧장 학원으로 달려갔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 후보는 "공장에서 맞지 않고, 돈 뜯기지 않고, 점심시간에 자유롭게 공장 밖을 다닐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홍 대리"라며 "그는 공장의 '왕'이었다. 반장도 홍 대리 앞에선 꼼짝 못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홍 대리는 어떻게 대리가 됐는가. 중요한 화두였다. 슬쩍 사람들에게 물어봤다"며 "의외로 답은 단순했다. 고졸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나는 원대한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일기장에 꾹꾹 눌러쓴 목표는 이러했다"며 "첫째, 남에게 줘 터지지 않고 산다. 둘째, 돈을 벌어 가난에서 벗어난다. 셋째,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산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가 반대하는 야간학교 말고 다른 방법을 찾던 중 검정고시 학원이란 게 있다는 걸 알아냈다. 시험은 8월 초, 13주가량 남아있었다"면서 "3년 공부를 석 달 안에 해보기로 했다. 터무니없고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내가 출세한다던 점쟁이의 말도 있지 않은가. 거기다 귓불도 성공할 상이라 했는데"라고 했다.

더불어 "노트와 필기구를 사느라 용돈을 다 써버려 버스비가 거의 없었다"며 "기진맥진해서 학원에 도착하면 찬물로 세수하고 수업에 들어갔다. 왜 그리 덥고 졸리는지. 화장실 냄새는 왜 그리 독한지"라고 떠올렸다.

또 "죽을 힘을 다해 공부했다. 피곤했지만 행복했다"며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처음으로 ‘칭찬’이란 걸 들어본 까닭이다. 공부를 잘한다는 선생님들의 칭찬은 누구에게도 받아보지 못한 인정이었다"고 적었다.

이 후보는 "시험이 한 달 남았을 때 도저히 공장을 다니며 공부해서는 어려울 것 같아 아버지에게 한 달만 공부에 매진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돌아온 것은 공장이나 똑바로 다니라는 무뚝뚝한 말이었다"며 "그때 나선 것이 엄마였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 어머니는 당시 "학원비도 지가 벌어 댕기는 아한테 그게 할 소리니껴? 남들은 다 학교 보내는데, 부모가 돼서 우리가 해준 게 뭐가 있니껴?"라며 이 후보에게 "공부해라! 내가 속곳을 팔아서라도 돈 대주꾸마"라고 했다.

이 후보는 "결정적인 순간에는 아버지도 압도하는 '위대한 엄마'였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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