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토양… 선전 탐방(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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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I를 잇는 기업은?

[선전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화웨이. 글로벌 민간기업과 DJI를 필두로 많은 유니콘 기업이 선전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NNA)]


중국 광둥성 선전시는 1980년 경제특구가 설립된 이래, 중국의 개혁개방을 상징하는 도시로 급성장을 이루어왔다. 화웨이, 텐센트 등 수많은 글로벌 IT기업을 배출해 냈으며, 최근에는 혁신도시로도 이목을 끌고 있다. 강한 제조업 DNA에 부품조달의 용이함까지 갖춰 대형 스타트업들이 잇달아 탄생하고 있는 선전의 비지니스 환경과 매력에 대해 3회에 걸쳐서 알아보고자 한다.

선전을 대표하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달러=약 1130억엔 이상인 미상장 기업)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드론(소형무인기) 세계최대업체 DJI. 홍콩과기대학을 졸업한 왕타오(汪滔) 최고경영책임자(CEO)가 2006년 선전에서 창업한 DJI는 민간용 드론 세계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이와 같은 DJI를 잇는 유니콘 기업이 되고자 선전에는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창업에 나서고 있다. 2016년에 창업한 서비스 로봇기업 푸두로보틱스도 그 중에 하나다. 장타오(張濤) 푸두 창업자는 DJI의 왕 CEO와 같은 지도교수 아래서 인공지능(AI)과 로봇을 공부했다는 흥미로운 이력의 소유자다.

푸두의 서빙로봇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비접촉 수요가 증가하자 급속도로 판매가 확대됐다. 올해 7월 말에는 일본법인 푸두로보틱스 재팬을 설립하는 등 본격적인 일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푸두로보틱스 재팬의 관계자에 의하면, 장타오가 푸두를 선전에 창업한 이유는 홍콩과 가깝고, 중국에서도 기술력이 강한 도시라는게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게다가 주변에 기계・전자산업 서프라이체인이 잘 조성되어 있어 부품조달이 용이하다는 등의 제조업 기반이 잘 정비되어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광둥성은 1980~90년대 제조업체들의 잇따른 진출로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며, 가전, IT기기의 생산거점으로 발전해 왔다. 선전에는 EMS(전자기기 수탁제조 서비스) 세계최대업체 홍하이(鴻海)정밀공업의 거대공장도 있어, 많은 전자부품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와 같이 선전은 스타트업들이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정비되어 있는 도시다. 선전의 전자거리 ‘화창베이(華強北)’는 스마트폰에서 전자부품까지 그 어떤 부품도 1개단위로 조달할 수 있는 곳으로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 정부지원, IT기업들이 전문인력 유인
많은 기업들은 선전의 또 다른 매력으로 하드웨어가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꼽는다. 2017년에 창업한 포터블 전원업체 에코플로우도 그 중 하나다.

에코플로우는 전 DJI 사원과 미국경제개발센터 투자 매니저 출신 등 총 4명이 설립했으며, 세계무대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19년 4월에 설립된 에코플로우 테크놀로지 재팬은 방재, 아웃도어 수요를 흡수하면서 일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 일본법인 관계자는 “선전은 창업환경이 잘 정비되어 있다. 하드웨어 산업이 대거 집중되어 있으며, 정부도 벤처기업에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코플로우 본사 오피스에도 정부의 보조금으로 입주했다고 한다.

선전시 정부는 고급인력을 유인해 산업 고도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정책이 2011년에 발표된 쿵췌(孔雀)계획이다.

시 당국은 5년동안 매년 3억~5억위안(현재 환율로 약 53억 5000만~89억엔)을 투입해, 총 1만명의 해외고급인력을 선전의 기업에 유치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시 정부의 인재유인책에 추가하는 형태로 각 구는 독자 고급인력 유치책을 도입하기도 했다. 조건에 맞는 벤처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한편, 연구원・대학생에 창업지원금을 보조하는 등 창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5G 이동통신시스템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화웨이, 이용자가 12억명에 달하는 텐센트 등 대형IT기업이 선전에 본사를 두고 있기 때문에 혁신분야 인재가 많이 몰려들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푸두는 최근 1년간 직원을 300명에서 2500명으로 대폭 증원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연구개발(R&D) 인원. 에코플로우도 50명에서 최근 1년간 550명으로 확대했으며, 내년까지 엔지니어를 추가로 1000명 늘린다는 방침.

이들 기업들은 “이만큼 전문인력을 증원할 수 있었던 것은 이곳이 선전이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4개 도시가 혁신창출의 중심에
중국 정부는 최근, 혁신사회 전환을 도모하는 국가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14년에는 ‘대중의 창업, 만인의 혁신(大衆創業, 万衆創新)’ 구호를 내걸고 창업하기 쉬운 환경정비에 나서, 고용확대와 경제구조 개선,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와 같은 국가전략에 따라 특히 스타트업 기업 육성에 앞서 가는 도시가 베이징시, 상하이시, 저장성 항저우시, 선전시 등 4곳이다.

일본무역진흥기구 광저우사무소 혁신촉진부 오노 코우키(小野好樹) 부장에 의하면, 베이징에는 칭화대학, 베이징대학과 같은 중국의 최우수 대학과 연구기관이 집중되어 있어, 높은 수준의 인재들이 주도하는 대학발 벤처가 부흥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바이두, 샤오미 등이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있다. IT와 관련된 기술개발 기반이 매우 두터우며, 유니콘 기업 수가 가장 많은 곳도 베이징이다.

상하이는 대외적으로 개방되어 있으며, 외자기업이 많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글로벌 인재들이 몰려있다는 특징이 있다. 아시아 유수의 국제금융센터로서의 강점을 살려, 핀테크(IT를 활용한 금융서비스) 기업들도 많이 몰려들고 있다. 항저우에는 중국전자상거래 최대업체 알리바바그룹의 본사가 위치해 있으며, 알리바바와 관련된 IT벤처가 융성하고 있다.

선전은 전기・전자산업이 집중되어 있다는 장점을 살린 하드웨어의 서프라이체인이 강점으로, 제조업 관련 스타트업이 많다.

선전에서 사업을 하는 많은 창업자들은 선전에 대해, “주민들의 평균연령이 33세로 젊으며, 도전정신이 넘쳐나는” 점이 선전의 매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상주인구의 60%가 선전에 호적이 없는 외지인이며, 외지인을 배척하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많은 젊은 창업자들을 이 도시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모> 경제규모는 40년간 1만배

인구 3만명 정도의 작은 어촌에 지나지 않았던 선전은 지난 40년간 인구 1300만명이 넘는 대도시로 변모했다. 1980년에 2억 7000만위안이었던 역내총생산(GDP)은 2020년에 2조 7670억위안으로, 경제규모는 1만배 확대됐다. 올 상반기 중국의 도시별 GDP에서도 상하이, 베이징에 이어 세 번째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대도시다.

화웨이, 텐센트 등 글로벌 민간기업과 DJI를 필두로 하는 유니콘 기업이 혁신을 거듭해, 선전의 경제를 견인하는 성장엔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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