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대란 산업계 몸살] ‘가전 투톱’ 삼성·LG도 직격탄 맞았다

2021-11-16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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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비에 원자재 가격까지 ‘겹악재’...매출 오르는데 영업이익 떨어져

삼성·LG, 프리미엄 전략·공급망 관리로 방어...중견·중소기업 피해 더 심해

삼성·LG전자를 비롯한 가전업계도 물류비·원자재 가격 등 악재를 피할 수 없었다.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감소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업체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하락하는 현상이 공통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수익성 감소는 두드러졌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올해 3분기 14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작년 동기(14조9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5600억원에서 760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영업이익률로 환산하면 11.1%에서 5.4%로 떨어진 셈이다.

LG전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LG전자에서 생활가전과 TV 등을 각각 담당하는 H&A·HE 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7%, 13.9% 확대된 매출을 올렸다. H&A 사업본부는 단일 사업본부로서는 처음으로 매출 7조원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H&A 사업본부는 6555억원에서 5054억원으로 22.9%, HE 사업본부는 3167억원에서 2083억원으로 34.2%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로 계산하면 10.6%에서 7.2%(H&A), 8.6%에서 5.0%(HE)로 각각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비스포크·오브제컬렉션 등 프리미엄 제품을 위주로 수익성 향상에 치중하고 있었던 까닭에 이번 영업이익률 감소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로 외형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영업이익 확대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달 28일 각각 개최한 3분기 콘퍼런스 콜을 통해 물류비, 원자재 가격 등 제품 원가 상승과 관련한 고충을 털어놨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 시장 성장세 둔화에도 전년·전 분기 대비 매출을 모두 확대했다”면서도 “하지만 원자재·물류비 영향으로 수익성은 다소 감소했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물류비 인상이) H&A사업본부에도 수익성 악화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매출 기준 전년 대비 2% 정도의 물류비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중견·중소기업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위니아딤채는 올해 3분기 2781억원의 매출과 1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7.2% 급감했다.

위니아딤채 측은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 △가전 반도체 수급 이슈 △글로벌 물류대란 등을 지목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LG 등) 글로벌 수준의 기업들은 공급망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제품 프리미엄화 전략으로 수익을 방어할 수 있었다”며 “그렇지 않은 기업들은 원자재·물류비 등 겹악재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3월 2570.68이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매주 급등을 거듭하며 지난달 8일 4647.60까지 올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 이슈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공통된 전망을 내놨다.

이에 가전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의 활약, 글로벌 공급망 관리가 올해 4분기, 나아가 내년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컨테이너선이 바닷길을 뚫고 나아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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