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업계 경영진과 분석가들을 인용해 자동차 제조업체와 판매업체를 비롯해 장난감과 의류 등 다양한 업계의 기업들이 연말연시 연휴 시즌을 앞두고 광고를 줄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제너럴모터스 산하 캐딜락 브랜드의 로라 하비 부사장은 자동차 공급량이 평소의 3분의1 수준인 상황에서 "우리는 이전과 같은 연말연시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나이 샤하니 렉서스 마케팅 부사장 역시 렉서스의 연말 광고 캠페인은 "우리의 DNA에 새겨져 있다"라며 광고에 대략적으로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2년 전만큼 "매력적인 프로모션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자 각 생산사들이 차량용 반도체 수주를 줄이고 스마트폰과 전자기기 등 각종 소비재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생산량을 늘렸지만, 올해 예상 외로 빠르게 자동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뭄'이라고 부를 정도의 수급난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추정 손실 역시 커지고 있다. 미국 경영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지난 9월 23일 반도체 부족으로 올해 세계 자동차 업계가 2100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생산 차질 규모는 77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전망했던 1100억 달러의 매출 손실과 390만대의 생산 차질 규모를 크게 웃돌았다.
마크 웨이크필드 알릭스파트너스 자동차 부문 공동 대표는 "모두가 반도체 위기가 진정되기를 바랐지만 말레이시아에서의 코로나19 락다운이나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는 문제들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라고 이날 밝혔다. 그는 "반도체 부족은 수지·철강·노동력 부족까지 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엄청난 혼란 중 하나일 뿐"이라며 자동차 업계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만 광고를 꺼리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해 전자제품을 비롯해 장난감과 의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고 문제가 나타나며 소매업체들 역시 연휴 시즌 광고를 미루고 있다. 어도비가 전자상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하는 디지털경제지수(DEI)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객들은 지난달 20억건의 품절 표시를 확인했다. 2019년 10월에 비해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에 EDO는 미국의 대표적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와 노드스트롬 등이 올해 7월 30일부터 10월 30일까지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TV 광고에 8% 더 적은 비용을 지출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초콜릿업체인 허쉬, 크리넥스 화장지와 하기스 기저귀 등을 제조하는 것으로 유명한 소비재 기업인 킴벌리-클라크, 암앤해머 치약으로 알려진 처치앤드와이트 등이 역시 공급망 차질로 인한 재고 부족을 이유로 3분기 광고 및 마케팅 지출을 줄였다고 30일 언급하기도 했다.
온라인 광고업계 대기업인 메타와 스냅 역시 최근 공급망 병목 현상 및 거시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4분기 매출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