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부대 행사인 APEC CEO 서밋 ‘에너지의 미래’ 세션 초청 기조연설에서 “탄소배출을 늘리지 않으면서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은 전 인류의 과제이며, 모두가 협력해야만 가능한 일”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최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서 제안했던 남북 산림 협력을 동북아 대상 범위를 넓혀 참여를 재차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특히 산림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동북아 산림 협력에 북한이 참여하는 것은 한반도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은 물론,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과 함께 국제사회의 노력들을 일일이 다시 언급하며 에너지 전환,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 국가 간 포용 등의 3대 방향성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아세안과 한·중·일 3국은 ‘코로나 아세안 대응기금’과 ‘필수의료물품 비축제도’ 등을 통해 이웃 국가들의 어려움을 함께했다”면서 “한국은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과 한-아세안 FTA(자유무역협정)를 토대로 역내 국가 간 공급망 강화와 포용적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뉴질랜드, 캐나다, 미국은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담은 법과 제도를 선도적으로 제정했다”면서 “한국 역시 ‘탄소중립 기본법’을 제정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국제협력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에너지 전환 포용 노력에 대해 “한국은 석탄화력 발전과 결별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출범 이후 석탄발전소 8기를 조기 폐쇄했고, 다음 달 2기를 추가 폐쇄할 예정”이라며 “대신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늘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25년까지 태양광과 풍력 설비를 2020년 대비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며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고, 에너지 생산과 소비를 분산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수소는 배기가스를 발생하지 않고, 어느 국가에서나 얻을 수 있으며, 화석연료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미래 에너지원이다. 2050년 전 세계 에너지 비중의 13%에서 18% 가량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관련 시장은 연간 12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역시 2019년 수소경제 청사진을 제시했다.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해 범정부 수소경제위원회가 출범했고. 기업들도 370억 달러 수준의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수소기업협의체를 결성, 수소의 생산·유통과 활용까지 수소경제 전 분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GDP의 61%를 차지하고 있는 APEC은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게 될 것”이라며 “APEC 청정수소 밸류 체인을 구축해 에너지에 있어서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시대를 열어가길 기대하며 한국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혁신적인 발상과 과감한 도전, 포용적 리더십으로 아·태 지역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기업인 여러분이 탄소중립의 문을 여는 주역”이라며 “새로운 에너지로 만드는 새로운 문명, 바로 지금, 우리가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APEC CEO 서밋은 매년 APEC 정상회의 계기에 이뤄지는 글로벌 기업인 참석의 부대행사다. 의장국 뉴질랜드는 코로나와 세계 경제, 디지털 무역, 에너지와 미래, 지속가능 세션 등 4개 세션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