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마트에 장을 보는 사람들.[사진=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으로 회복세가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내수 소비가 개선되면서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요소수 품귀 사태 등 원자재 수급 문제가 조기에 해결되지 못하거나 중국 등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가 우리 경제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내년에 민간 회복 본격화...공급망 불안 발목 잡을 수도"
KDI는 11일 발표한 '2021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는 올해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4.0% 성장한 뒤 내년에 내수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3.0%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분기까지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 5월(3.8%) 전망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이는 정부 목표치(4.2%)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이로써 IMF(4.3%)와 OECD(4.0%), 한국은행(4.0%) 등 주요 대내외 기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모두 4%대로 올라섰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2차 추경 집행으로 민간 소비 부문을 상향 조정했지만, 글로벌 공급망 교란 장기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과 건설투자를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이 시행되면 서비스업은 빠르게 반등해 경기에 도움이 되겠지만, 제조업은 공급망 불안이 여전히 지속되면서 성장에 그렇게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올해 2.3% 상승 전망…"인플레이션 일시적"
소비자물가는 올해 2.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상승 영향이 점차 소멸하면서 1.7% 상승이 예상된다. KDI는 지난 5월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1.7%, 1.1%로 전망한 것에서 0.6%포인트씩 올려잡았다.KDI는 "최근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는 공급측 요인이 크게 반영돼 있지만, 향후에는 수요 회복에 따라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근원물가 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 수준을 고려할 때 요즘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위험은 크지 않다"고 봤다.
KDI는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상승의 영향이 내년 중반까지 계속될 것으로 봤다. 다만 내년 연평균 국제유가는 올해와 비슷한 배럴당 70달러 안팎 수준일 것으로 전망돼 추가로 물가를 끌어올릴 요인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의 장기화 여부는 향후 성장세의 최대 변수로 꼽혔다. KDI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가파른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내년 하반기 이후에도 이어지면 수출과 설비투자가 제약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할 경우에도 우리 경제의 회복이 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수급 차질을 빚고 있는 요소수 역시 경제 회복세를 방해할 수 있다. KDI는 "(요소수 수급) 불균형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 전반에 작지 않은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