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KPMG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CEO의 60%는 향후 3년간 글로벌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 등 11개국의 연간 매출액 5억 달러 이상 기업 CEO 1325명을 상대로 이뤄졌다. 이들은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경제 회복 속도를 지연시킬 우려가 나오는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확신했다.
우리 기업들도 당장 내년 투자계획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하되, 장기적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에 가장 필요한 과제로 ‘적극적인 연구개발(R&D)과 투자’를 꼽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기업 316개사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32.3%가 이같이 답했다. 변화하는 기술환경에 부응해 ‘사업구조 재편’(15.8%)도 중요 과제로 꼽았다. 위드·포스트 코로나 시대 K노믹스는 결국 선제적인 연구개발과 적극적인 투자로 결실을 맺을 수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미 산업계에서는 반도체를 필두로 인공지능(AI), 미래차, 배터리 등 첨단 기술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뉴노멀(New Normal)이 된 비대면 경제는 위기가 아닌 기회다. 직접 대면하지 않는 상황에서 문화 콘텐츠는 기업의 호감도를 높이는 도화선이 됐다. 이미 K팝, K드라마, K푸드의 인기는 심상치 않다. 특히 올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분출한 K콘텐츠는 그 독창성을 인정받아 세계적 문화 흐름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전문가들은 날로 그 영역을 확장하는 K콘텐츠는 K노믹스 시대를 이끌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우리 기업들도 글로벌 공급망(Supply Chain)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미·중을 중심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심화하고 있고 EU도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탈세계화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내수 시장 파워가 상대적으로 낮아 주요국의 수입 규제와 투자심사 강화, 관세 정책 등에 민감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주요 부품 국산화, 새로운 해외시장 확보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또한 K노믹스의 성패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부응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미 우리 기업들은 코로나19라는 비재무적 요인으로 위기를 겪었고 이를 거울삼아 환경 보호, 사회안전망 구축에 적극적인 기업이 성장할 것임을 학습했다. 우리 정부도 최근 탄소중립 정책에 고삐를 당기는 상황에서 각 기업의 친환경 전략은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효정 KPMG 경제연구원 이사는 “위드·포스트 코로나 시대라는 새로운 현실 속에서 비즈니스 전략을 빠르게 재수립하는 기업이 생존을 넘어 지속 성장할 수 있다”며 “R&D 고도화와 비즈니스 생태계 확장을 기대 효과로 거둘 수 있으며, 지속해서 브랜드 에쿼티(Brand Equity : 브랜드 영향력과 자산 가치)를 높이고 고객 로열티(충성심) 또한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