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재계 인사] 산업계, 새 먹거리 찾아 발빠른 인사…‘지속가능성’에 역점

2021-11-08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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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권영수 부회장→LG엔솔 대표로 '파격 발탁'…SK, 각 계열사 인사권 이사회에 부여

지난해 산업계 전반의 인사가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었다면 올해는 ‘지속가능성’에 역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주요 대기업들은 예년보다 이른 인사를 통해 대전환 시대에 맞는 발 빠른 신사업 준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의 올해 연말 인사의 포문은 사실상 LG화학이 열었다. 지난 2018년부터 지주사 ㈜LG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던 권영수 부회장이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로 선임되면서 사실상 ‘파격 인사’를 단행, 신사업 추진에 힘을 실은 것이다.

업계는 LG그룹 최고실력자인 신학철 부회장과 권 부회장에게 이차전지(배터리) 등 신사업 사령탑을 맡기고, 이들과 함께할 글로벌 유통망 전문가 등을 전면에 배치해 배터리, 친환경 사업에 안정성을 꾀할 것이란 전망이다.

SK그룹은 예년과 비슷한 시기인 12월 초 인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년과 크게 달라진 것은 그룹이 계열사 인사에 완전히 손을 뗀다는 점이다. 각 계열사 이사회 산하의 인사평가보상위원회가 인사에 관한 모든 권한을 갖는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룹이 인사권을 휘두르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에 따라 각 사업장이 스스로 판단해 최적의 인사를 하도록 할 방침이며, 그룹은 일절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올해 최 회장의 파이낸셜스토리에 따라 각 계열사 재정비에 들어갔다. SK지오센트릭(전 SK종합화학)·SK에코플랜트(전 SK건설)·SK스퀘어 출범, SK온·SK어스온 물적분할, SK유틸리티 물적분할, ㈜SK의 SK머티리얼즈 흡수합병 등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계열사 사장 인사도 사실상 끝난 상태다. 이번 연말 인사는 CEO를 보좌할 임원급 인사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부회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한화그룹, 현대중공업그룹은 예년보다 빠른 인사 이동을 통해 내년 사업 준비에 나섰다. 지난달 15일 단행된 한화그룹의 지주사 ㈜한화 인사에서 사장 인사는 볼 수 없었다. 다만 부사장 1명, 전무 3명, 상무 10명에 대한 승진 인사가 이뤄졌다. 대규모 인사를 통한 세대교체보다는 올해부터 본격화한 우주, 친환경 사업 등 확장을 위한 안정성에 초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코로나 위기 속에도 역동적인 변화를 선도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 사업 구조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라며 “과감한 투자와 지속적인 역량 확보를 선제적으로 추진하고자 예년보다 앞당겨 임원인사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같은 맥락에서 지난달 21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조선업계의 장기 호황(슈퍼사이클) 돌입과 함께 올해 상반기 발표한 그룹 차원의 수소사업 가치사슬 구축에 초점을 맞춘 인사로 평가된다.

지난달 28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두산그룹은 ‘채권단 관리 졸업’을 염두에 두고 미래 투자 준비에 나섰다. 시장은 두산이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대선 직후에는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날 것으로 본다. 두산 역시 그동안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을 둔 경영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 중심의 경영으로 사업 구조를 변경해야 한다고 판단, 이른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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