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는 집권여당과 제1야당이 모두 0선 후보를 내세워 대선을 치르게 된 데 대해 기성 여의도 정치세력에 대한 심판 성격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발표된 대선 경선 결과, 47.85%의 지지를 얻어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이어 "이번 대선은 상식의 윤석열과 비상식의 이재명과의 싸움이다. 합리주의자와 포퓰리스트의 싸움"이라며 "또다시 편가르기와 포퓰리즘으로 대표되는 사람을 후보로 내세워 원칙 없는 승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이 무도함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문재인 정부와 이 후보를 동시에 저격한 셈이다.
윤 전 총장은 "'기득권의 나라'에서 '기회의 나라'로, '약탈의 대한민국'에서 '공정의 대한민국'으로 바꾸겠다. 반드시 정권교체 해내겠다"며 "분열과 분노의 정치, 부패와 약탈의 정치를 끝내겠다"고 피력했다.
이에 따라 대권 경쟁 구도는 우선 이 후보와 윤 전 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간 다자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 후보와 윤 전 총장 간 대권 경쟁에서 네거티브는 불가피해 보인다. 두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특혜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다. 이 경우 기성 정치인에 대한 심판 성격으로 풀이되는 이번 대선의 의미가 퇴색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벌써 윤 전 총장을 향해 의혹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윤 전 총장 후보 선출 관련 서면브리핑을 통해 "제1야당 대통령 후보가 된 윤석열 후보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야 마땅하지만 검찰의 중립성을 심대하게 훼손하고 국기를 문란케 한 장본인에게 그러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유감스럽지만, 윤석열 후보에게는 무수한 의혹이 따라붙고 있다. 검찰 권력을 이용해서 내리눌러왔던 것들"이라며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불법대출 수사 무마 의혹, 윤우진 수사 방해 의혹, 월성 원전 수사 사주 의혹, 고발사주 의혹 등 윤 후보 관련 수사는 미로를 헤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윤석열 후보는 자신을 가리키고 있는 많은 의혹부터 훌훌 털어야 한다. 윤 후보를 둘러싼 여러 비리 의혹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약속하라"고 강조했다.
대구를 방문한 이 후보는 윤 전 총장 선출에 대해 "축하드린다. 정쟁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 국민들의 삶을 낫게 만들고 우리 국가를 희망적으로 만들지 선의의 경쟁을 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역시 이 후보의 대장동 특혜 의혹과 부동산 정책, 코로나19 대응 등 문재인 정부 실정을 문제 삼으며 정권교체 여론을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4자구도 형성에 따른 보수, 진보 진영의 표심 분열이 예상되는 만큼 이 후보와 윤 전 총장 측은 안 후보, 심 후보와의 단일화에도 본격 물밑 행보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역시 대권 독자 출마를 선언하는 등 제3지대 세력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