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에 美 긴축까지... '운신의 폭' 좁아진 中 통화정책

2021-11-0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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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테이퍼링 통제 가능…자본유출 '예의주시'"

"경제 펀더멘털 튼튼…외환시장 안정 유지"

더 커진 재정정책 역할…'인프라 지방채' 발행 속도

인민은행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은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으로 인한 자본 유출 등 시장을 예의주시하며 각종 정책 수단을 동원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미국의 긴축 전환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까지 더해져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의 운신 폭은 더 좁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자본 유출 '예의주시'···"외환시장 안정 유지" 강조
4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 조사통계국장을 지낸 성쑹청 중국유럽공상학원(CEIBS) 교수는 앞서 2일 칭화대학교 온라인 강연에서 “미국의 테이퍼링으로 미·중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진 데 따른 자본 유출을 막아야 한다. 중국은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미·중 간 금리 격차 확대 속 중국 위안화 강세에 베팅하며 유입됐던 글로벌 자본(핫머니)이 미국의 테이퍼링 본격화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중국에서 대거 빠져나가면 외환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발언이다.

최근 외국인의 중국 유입세는 거침이 없었다. 중국 중앙결제공사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해외 기관의 위안화 채권 보유액은 3조4941억 위안으로, 한 달 새 884억 위안이 증가했다. 34개월째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중국 본토 주식도 거침없이 사들였다. 외국인은 후강퉁·선강퉁 채널을 통해 13개월 연속 중국 본토 주식을 순매입했다. 10월 한 달에만 348억 위안어치 주식을 순매입했다. 

덕분에 중국 경기 둔화 속에서도 위안화는 강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0월 한 달에만 위안화는 달러 대비 약 1.5% 절상됐다. 달러당 위안화 환율 6.4위안 선도 무너졌다. 4일에도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22% 절상한 6.3943위안으로 고시했다. 

중국 당국은 위안화 환율 흐름은 중국 금융시장 개방,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에 따른 것으로, 미국의 긴축 정책 전환에도 외환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판궁성 인민은행 부행장 겸 국가외환관리국 국장은 지난달 말 열린 한 금융연례포럼에서 미국 통화정책 전환이 중국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은 통제 가능하다며, 글로벌 자본은 앞으로도 쌍방향 흐름을 유지하고 위안화 환율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기본적으로 안정될 것임을 자신했다.

특히 그는 중국의 튼튼한 경제 펀더멘털, 위안화 환율 유연성 확대, 자본유입 구조 고도화 등에 힘입어 중국은 외부 충격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게다가 글로벌 자금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외부 충격에 대응해 이미 풍부한 경험과 충분한 정책 도구를 가지고 있다고도 했다. 

중국은 그간 위안화가 일방적인 절하(혹은 절상) 흐름을 보이면, 경기대응적 조치, 외화예금 준비금률(지급준비율) 조정, 국유은행 동원을 통한 외환시장 안정에 힘써왔다.
 
더 커진 재정정책 역할···'인프라 지방채' 발행 '속도'
다만 인민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여지는 더 좁아질 전망이다. 최근 중국은 경제 성장률은 둔화하는 반면 원자잿값 상승 여파로 물가는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깊어진 데다, 미국의 테이퍼링까지 더해져 통화정책을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황이핑 전 인민은행 고문은 지난 1일 블룸버그를 통해 만약 중국 경기 하방 압력이 더 커지면 행동을 취해야 하지만, 미국 연준의 긴축이 인민은행의 운신의 폭을 좁힐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인민은행은 통화정책을 신축적·구조적으로 운용할 것이라며 특히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해선 대출을 완화하는 등 맞춤형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하방 압력에 직면한 중국이 통화정책 대신 재정정책을 중심으로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인민은행은 지난 7월 한 차례 은행권 지급준비율 인하 후 공격적인 통화 완화 움직임을 자제하고 있는 반면, 중국 재무부는 최근 각 지방정부에 11월 말까지 남은 인프라 투자용 특수목적채권 발행 한도를 소진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성 교수도 중국이 경제성장 둔화에 대응해 지방정부의 특수목적채권 발행을 가속화하는 등 재정 지원책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올해 지방정부에 배정한 특수목적채권 발행 한도는 모두 3조6500억 위안이다. 올 들어 10월까지 발행된 채권은 2조7400억 위안어치로, 아직 올해 한도의 4분의3만 소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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