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대규모 산업체가 들어선 지역들의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있다. 허허벌판이던 땅에 반도체 공장 등이 들어선 뒤, 인구가 유입되며 지역에 활기가 돌기 시작한 영향이다. 인구 유입과 함께 교육환경, 편의시설 등 인프라까지 개선되며 지역 내 인구 밀집 도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도 평택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지난달 25일까지 23.77% 올랐다. 지난 한 해 상승폭인 4.99%를 크게 웃돌았다. 일대 공인중개업소 대표들은 “삼성반도체와 LG전자 등이 들어서며 고소득 근로자들이 보금자리를 마련한 영향”이라고 입을 모았다.
평택 지제역 일대 단지들의 상승세도 두드러진다. 동삭동 힐스테이트지제역 전용 84㎡와 74㎡는 각각 8억원(3월 6일), 6억8000만원(8월 27일)에 팔렸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이 있는 경기 이천시도 심상치 않다. 이천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11.77% 뛰었다. 이천 증포동 이천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8월 6억85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해당 단지 동일 면적은 올해 3월 5억4700만원에 거래됐었다.
이천 마장면 오천리 이천마장호반베르디움 2차 전용 82㎡는 지난달 23일 5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단지는 올해 1월 3억4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3억원 초중반대에 시세가 형성됐었으나 빠른 속도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청약 경쟁률도 높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이천자이 더 파크’는 396가구 모집에 청약 통장 1만5753건이 접수되며 평균 경쟁률이 39.8대 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66.82대 1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등 대규모 산업체가 들어서면 일대 아파트값이 고공행진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일자리가 생기면 근방에 상주하는 인원이 많아진다”며 “상주 인구가 늘면서 지역 내 소비도 늘고, 출생 인구도 증가하면서 교육을 비롯해 교통, 편의시설 등 전반적인 인프라에 변화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이천이나 평택은 애초 논밭이 대부분인 허허벌판이었는데 일자리가 생기면서 자연스레 인구가 밀집한 소규모 도시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평택과 이천을 이을 지역으로 용인을 주목한다. 용인시 처인구 원삼·독성·죽능리 일원 416만㎡ 일원에 조성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시설인 팹(FAB) 4기를 비롯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 50여개사가 들어선다.
권 팀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처인구는 용인 중심에서 벗어난 변두리로, 그간 소외 지역이었다”며 “해당 지역에 시설이 들어서면 근로자들이 유입되면서 향후 아파트가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나 시행사 등은 반도체 클러스터 주변으로 아파트 외에도 고급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을 건설하기 위한 땅을 알아보러 다니는 모습"이라며 “수요가 생기면 집값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