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후폭풍…출렁이는 증시·환율 긴장감 고조

2021-11-0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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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와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이달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 된 가운데 금융시장에서 일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계획까지 공식화하면서 증시와 환율 시장은 크게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융안정에 무게를 두고 금리인상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계경제가 정점을 기록한 후 차츰 역기저효과를 반영해가는 국면인 만큼 한은의 완화정책 유지는 한국의 성장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주 예고된 소비자물가 상승률 통계와 미국 중앙은행의 테이퍼링 개시가 확인되면 국내 통화긴축 필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내외적 리스크다. 세계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데다가, 최근 경기 지표마저 부진하기 때문이다.

한은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3분기 실질국내총생산(GDP)은 0.3% 성장에 그쳤다. 코로나19 4차 유행과 공급 병목현상 등의 영향으로 민간소비(-0.3%)와 설비투자(-2.3%)가 뒷걸음질친 영향이다. 살아나던 경기가 조기에 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을 앞둔 경계감에 글로벌 공급망 대란, 인플레이션 우려 고조, 헝다사태로 인한 중국발 불안 등 여러 악재도 부담을 주고 있다. 미 연준은 오는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테이퍼링 일정과 규모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투심을 위축시키는 데 영향을 주면서 10월 한달 간 환율과 증시는 요동쳤다. 지난해 말 1100원 아래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올 10월 중순 1200원을 넘어서면서 1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10월 주식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8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10월에 지수는 지난 1월 이후 처음 3000선을 밑돌며 올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통상적으로 미국 대비 성장 회복 속도가 점차 둔화되고 연준 테이퍼링으로 민간 자생적 달러 유동성 축소가 나타나는 환경에서는 원화 가치가 하락해왔다. 원화 가치 하락은 자산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실물경제에도 국내 기업의 대외 수출 물가를 떨어뜨려 향후 1년에 걸쳐 성장률을 감소시키는 부정적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기준금리와 이에 따른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경기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선반영한 채권 금리는 급등했다. 지난 29일 대표 시장금리로 통하는 3년물 국고채 금리는 2.103%를 기록해 연고점을 경신했다. 2018년 10월 이후 3년 만에 연 2%를 돌파했다. 내년 한은 추가 금리 인상 횟수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시장에 대한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기 흐름 예상에 따르면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3분기 성장률이 0.3%로 예상치보다 하회했지만 4분기 깜짝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글로벌 공급 차질,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에너지 가격상승 등이 리스크로 작용하겠지만 백신 접종 확대, 국내 방역 정책 전환, 2차 추경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우리 경제 회복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내외적인 우려와 관련해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산가격과 실물경제 간 괴리가 추가로 확대되지 않도록 도모하고 혹여 금융안정 리스크가 실물경제 소비 부진에도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정책 정상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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